번지는 난민반대 불길…덴마크 독일 오가는 교통로 차단, 형가리는 군사훈련

입력 2015-09-10 17:27
난민 유입에 반대하는 덴마크가 9일(현지시간) 인접국 독일을 오가는 열차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헝가리는 난민 입국을 막기 위해 세르비아와의 국경 지역에 난민들을 돌려보내는 ‘송환지역’을 설치하기로 한 데 이어 국경 통제를 강화하기 위한 군사 훈련에 돌입했다.

영국 BBC 방송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덴마크 경찰은 이날 수도 코펜하겐 남서쪽에 위치한 뢰드비 역에서 난민 200명이 탑승한 열차 2대의 운항을 막았다.

항구도시인 뢰드비와 독일 푸트가르덴 사이에는 페리가 운행하면서 자동차와 기차를 실어나른다. 난민들은 열차에서 내리는 것을 거부하며 스웨덴으로 이동하게 해달라고 요구했고 일부는 기차에서 뛰어내려 도망치기도 했다.

독일과 국경을 맞댄 남부 파드보르 지역에서도 독일로 가는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덴마크 경찰은 독일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으나 독일 철도회사 도이치반은 이에 관여하지 않았다면서 언제까지 운행중단이 지속할지 모른다고 전했다.

파드보르 지역에서는 이날 고속도로도 폐쇄됐다. 독일에서 기차로 넘어온 난민 300명이 스웨덴으로 걸어가겠다며 고속도로로 쏟아져 나오자 경찰이 폐쇄 조처를 내린 것이다.

스웨덴행 버스와 열차를 타려면 300㎞ 떨어진 코펜하겐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일부 나이 든 난민들은 여정을 포기했다. 스웨덴은 시리아 난민에게 영주권을 주는 등 비교적 관대한 정책을 펴고 있어 난민에게 인기가 높다.

헝가리 정부는 세르비아와 국경에 ‘송환지역’을 마련해 난민들의 헝가리 입국을 막을 것이라고 헝가리 집권 여당 의원이 밝혔다. 헝가리는 다음 주에 4만명 이상의 난민이 유입될 것으로 보고 국경을 따라 철제 장벽을 설치하는 등 난민 유입을 막기 위한 실질적 조치에 나섰으며 조만간 국경 통제 강화조치를 의회 표결에 붙일 방침이다.

한편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날 상·하원 법사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비공개 면담에서 내년 난민 수용 규모를 당초 7만명에서 7만5000명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