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사진이 아닌 그림”… 박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그린 中 천재작가 자오쿤

입력 2015-09-10 18:12

중국 허난성 뤄양(洛陽) 출신의 자오쿤(33) 작가는 17세에 전국학생미술경연에서 우수상을 받고 20세에 베이징에서 첫 개인전을 가졌다. 서양 재료로 동양 산수를 그린 ‘산수유화(山水油畵)’로 화단에 획을 그음으로써 ‘천재작가’로 불리며 ‘미래의 피카소’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그가 서울 종로구 다보성갤러리에서 20일까지 한국 첫 초대전을 연다.

100여점의 작품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의 악수’(사진)가 눈길을 끈다. 지난해 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 주석과 양국 국기 앞에서 악수를 나누는 장면을 사실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평소 그림을 좋아하는 시 주석은 2012년 한 전시회에 들러 “서양과 동양정신이 어우러진 작품”이라며 자오쿤을 칭찬했다고 한다. 이게 인연이 돼 중국 정부의 요청으로 한·중 정상 초상화를 그리게 됐다.

10일 전시장에서 만난 자오쿤은 “저도 마찬가지이지만 중국 사람들이 박근혜 대통령을 매우 좋아한다. 박 대통령의 모습은 매력적이고 친근감이 있으며 특히 미소 짓는 웃음에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래서 박 대통령의 얼굴을 사진보다 더욱 화사하게, 미소가 돋보이는 그림으로 붓질했다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시 주석의 초상화도 선보인다.

서안미술학원 객원교수로 재직 중인 사오쿤의 작품은 중국 지도자들은 물론이고 세계 각국의 국립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한·중 수교 23주년 기념해 열리는 그의 초대전에는 인물화 외에도 길이 6.6m에 이르는 대작 ‘부춘산거도(富春山居圖)’, 거대한 물보라와 소용돌이가 관람객을 압도하는 ‘황하’ 등 생동감이 물씬한 산수화가 다수 걸렸다.

미술평론가 윤범모씨는 “장쾌하고 웅장한 그의 산수화는 자연에 대한 숭고한 이상과 격정적인 사랑의 감정들을 잘 드러내고 있으며, 초상화는 뛰어난 사실적 묘사를 보여준다”고 평했다.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