밋밋한 음식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진 영국인들이 점점 매운맛에 빠져들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에서 지난 10년 동안 고추 시장이 급성장했고 매운 음식 축제도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영국 핫소스 시장이 1700만파운드(약 311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영국 내 몇몇 고추 농장들은 연간 수입이 25만파운드(약 4억5000만원)에 달한다.
고추요리 축제는 이번 달에만 10개가 개최될 예정이다.
고추 애호가들은 생고추를 먹거나 핫소스를 요구르트처럼 떠먹는 시합을 즐기기도 한다.
영국 남성들은 고추나 핫소스를 먹는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고 있다.
‘당신이 죽기 전 먹어야 할 101가지 고추’라는 제목의 책을 발간할 예정인 데이비드 플로이드는 “매운 고추 먹기는 마초적 성향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매운 고추를 먹으면 설사 증상이 나타날 수 있지만, 고추는 비타민 A와 비타민 C가 풍부할 뿐 아니라 노화방지제가 함유돼 있어 신진대사를 올리고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는 최근 연구결과도 나왔다.
지난달 영국 테스코에서는 일반적인 할라페뇨 고추보다 ‘스코빌 지수’(캡사이신 농도 표시 단위)가 400배 높은 140만에 달하는 ‘코모도 드래건’ 고추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가디언은 영국에서 사용되는 가장 강력한 최루액 분사기의 스코빌 지수가 50만∼200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코모도 드래건은 음식이 아니라 화학무기라고 전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
영국, 매운 맛에 빠지다 - 고추 먹기대회 성행
입력 2015-09-10 16:44 수정 2015-09-10 16: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