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정부세종청사가 출범했지만 정작 주요 회의는 대부분 서울에서 열린 것으로 드러났다. 공무원들의 출장·출퇴근비만 783억원에 달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이운룡 의원은 국무조정실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 2013~2015년 6월 사이 정부 주요회의의 78.3%가 서울에서 열렸다고 10일 밝혔다. 회의별로는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는 경제관계 장관회의가 62회(79.5%)로 가장 비율이 높았다. 국무총리 주재 국가정책조정회의가 79.4%(54건), 사회부총리 주재 사회관계장관회의는 63.6%(7건)이 서울에서 열렸다. 이들 회의를 주재하는 국무총리실, 기획재정부, 교육부는 모두 세종청사에 입주해있다.
이렇다보니 국내 출장비 명목으로 혈세를 ‘길’에 버리는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에 따르면 같은 기간 세종청사로 이전한 17개 중앙행정기관의 국내출장비로 약 504억원이 지출됐다. 올 상반기로 따질 경우 전체 106억원 중 국토부가 12억250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국세청(10억6300만원), 복지부(10억3700만원), 교육부(8억7700만원) 등 순이다. 세종청사 공무원의 출퇴근을 지원하는 통근버스 예산도 약 279억원이 집행됐다.
반면 세종시 이전으로 인한 잦은 출장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구축한 영상회의는 2014년 319건으로 하루 1건이 채 안됐다. 올해는 지난달 기준 360건으로 소폭 상승했다.
해당 회의가 열리면 장·차관 등은 하루 종일 청사를 비워야 한다. 또 세종청사 근무자들의 업무량과 피로도가 높아지는 등 부작용도 적지않다. 서울~세종 간 왕복 시간이 4시간이나 걸리다보니 서울의 고위급 공무원이나 국회의원이 내려오기 보다는 세종청사 근무자들이 올라가는 경우가 많아서다.
조 의원은 “정부세종청사가 출범한지 3년이 다 돼가지만 공무원의 출퇴근과 잦은 출장 등으로 여전히 비효율적인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며 “효율적인 출장방안을 마련하고 부처의 영상회의, 국회와의 화상회의 등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세종청사 출범 3년, 아직도 길에 돈 버려
입력 2015-09-10 1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