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중국 현대사/장이허/글항아리
1957년 2월 27일, 마오쩌둥의 정풍운동 이후 공산당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자 중국 당국은 이를 제지하고자 ‘반우파 투쟁’을 벌였다. 공산당에 조금이라도 비판을 가하는 사람은 모조리 탄압한 것이다. 1979년까지 우파로 지목돼 지위를 박탈당한 중국 지식인 8명의 삶을 기록했다. 저자는 우파의 두목으로 지목된 장보쥔의 딸이다. 저자 역시 우파로 몰려 20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저자는 61세가 되던 2002년부터 어린 시절 직접 보고 생각하고 기억한 것들, 부모님과 교유한 지식인, 스승, 문인, 예술가들의 고난을 써 내려갔다. 아버지 장보쥔을 비롯해 스량, 추안핑, 판쑤, 캉퉁비, 뤄이펑, 녜간누, 뤄룽지 등 중국 현대사의 단면을 제공하는 인물들이다. 역사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던 이들의 복잡 미묘한 감정과 시대의 뒤안길을 유려한 문체로 전한다.
반체제 작가였던 녜간누의 비판이 절절하다. “국민당보다도 못한 공산당, 진짜로 개조돼야 할 대상은 공산당 자신이었어. 불쌍한 중국인들! 이건 비관이 아니라 실망이라고. 공산당 내부에서 스스로를 개혁하는 것을 본 적이 없어. 겉으로는 현대화, 실상은 봉건·전제 체제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 있지 않지. 상층부는 현대, 하층부는 고대, 그러니 백성만 죽어나지.” 박주은 옮김.
이광형 문화전문기자 ghlee@kmib.co.kr
[손에 잡히는 책] 나의 중국 현대사
입력 2015-09-10 1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