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SK 문경은(44) 감독은 농구대잔치와 프로농구 초창기 시절 자타가 공인하던 3점 슈터였다. 영화 람보의 주인공인 실베스타 스텔론을 닮았고, 영화에서 주인공이 총을 난사하듯 수많은 슛을 정확히 골로 연결해 ‘람보 슈터’로도 불렸다. 문 감독은 “올 시즌 나의 전매특허였던 3점 슛으로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4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SK 나이츠 체육관에서 그를 만났다. 요즘 SK의 최고 화두는 혼혈 4인방이다. 기존의 김민수, 박승리 외에 형제인 이승준·동준 형제를 올 시즌을 앞두고 영입했다. 외국인 선수와 맞먹는 기량을 가진 혼혈선수를 무려 4명이나 데려왔으니 다른 팀의 시기도 있었다. 이에 대해 문 감독은 “군입대한 최부경의 빈자리를 메우려다 판이 커졌다”고 했다. 이어 “이승준과 이동준이 최고의 컨디션과 기량을 가졌으면 안 뽑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처절한 실패를 경험해야 선수들이 코트에서 열심히 뛰게 된다”면서 “두 선수는 이전 소속팀에서 벤치 멤버로 자리를 지켰다. 좌절감이 컸던 만큼 이제 성공하겠다는 욕망이 아주 크다”고 소개했다.
그래도 가장 큰 문제점은 혼혈 4인방이 모두 포워드로 포지션이 겹친다는 점이다. 문 감독은 “결코 한 선수를 풀타임으로 뛰게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시즌을 앞두고 훈련하면서 ‘너희는 주전이 아니다는 생각을 가져라’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코트에 투입해 공격을 성공시키면 한 번 더 뛰게 하는 것이고, 공격에 실패하면 빼겠다는 것이다.
문 감독이 올 시즌을 앞두고 또 하나 심혈을 기울인 것은 3점 슛이다. 지난 시즌 SK의 3점 슛 성공률은 10개 팀 중 꼴찌였다. 문 감독은 “내가 그래도 한 때 외곽 슛을 잘 넣었는데 감독을 맡은 팀이 이러니 자존심이 상했다”고 털어놨다. 이에 문 감독은 혼혈 4인방에게 3점 슛 연습을 많이 시켰다. 인터뷰가 있는 날에도 쉬는 시간에 이승준과 이동준을 불러 3점 슛이 어떻게 포물선을 그려야 더 정확해지는 지 가르치고 있었다. SK는 또 올 시즌을 앞두고 외곽 슛이 강한 오용준을 부산 kt로부터 영입했다.
최근 불미스러운 문제로 기한부 출전정지를 당한 가드 김선형의 공백은 어떻게 될까. 문 감독은 서울 삼성에서 데려온 이정석이 이 자리를 메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이정석이 지난 시즌 안 좋았지만 국가대표 출신”이라며 “다시 한 번 옛 영광을 되살리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문 감독은 끝으로 팬들에게 SK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그는 “팬들께서 경기장에 많이 와 주시면 좋겠다”면서 “홈 경기에 오시면 화끈한 플레이로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겠다”고 다짐했다.
용인=글·사진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서울 SK 문경은 “나의 전매특허였던 3점슛으로 우승하겠다”
입력 2015-09-10 15: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