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륜 사이트 애슐리 매디슨 가입 미국 목사 자살

입력 2015-09-10 13:16

불륜 조장 사이트 애슐리 매디슨에 가입한 사실이 드러났던 미국의 목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9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미시시피 주 펄링턴의 제1남부 침례교회 목사이자 루이지애나 주 뉴올리언스의 침례교 신학대학 교수인 존 깁슨(56)이 지난달 24일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7월 애슐리 매디슨의 모회사인 아비드 라이프 미디어를 해킹한 단체가 3200만명의 가입 회원 정보를 무차별로 인터넷에 폭로한 지 엿새 만의 일이다.

그는 유서에서 그간 자신을 괴롭혀 온 것을 시기 순으로 나열했고 애슐리 매디슨에 대한 얘기도 들어있다.

유서를 본 그의 아내 크리스티는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울함에 대해 얘기하던 남편은 애슐리 매디슨 회원 명단에서 이름을 발견하고서 너무나 미안하다고 적었다”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품위 있고 늘 자상하며 자비를 베푸는 데 모든 것을 쏟아 부은 남편이 자신에게만큼은 관대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크리스티는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가족으로서 무척 힘들다”며 “사랑의 힘을 절대 과소평가하지 말라. 아빠이자 남편이며 친구를 잃는 것만큼 가슴 아픈 일은 없다”고 말했다.

깁슨 목사는 학교에서 학생의 차량을 무료로 고쳐준 훌륭한 교수이자 상냥한 이웃이었다고 미국 언론은 소개했다.

그러나 과거에 겪은 우울함과 약물 중독으로 힘들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깁슨 목사의 사망 소식을 접한 아비드 라이프 미디어는 “깁슨 목사의 사망은 해킹이라는 범죄 행위가 순박한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가를 떠올리게 하는 참담한 것”이라는 애도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달 중순 해킹 단체가 애슐리 매디슨 회원 명단을 공개한 뒤 미국 텍사스 주와 애슐리 매디슨의 본사가 있는 캐나다 토론토 등에서 최소 4명 이상이 자살을 택했다.

김의구 기자 e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