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의 유도탄 고속함에 기준 미달의 제품이 사용되면서 에어컨 응축기가 녹이 슬어 냉방이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0일 국회 국방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이 해군으로부터 받은 'PKG(유도탄 고속함) 에어컨 응축기 손상현황'에 따르면 다수 함정이 기준 미달 제품을 사용했다.
이들 함정은 PKG 1번함인 윤영하함, 3번함 조천형함, 5번함 서후원함, 6번함 박동혁함, 7번함 현시학함, 9번함 지덕칠함, 10번함 임병래함 등이다.
현재 18번함까지 도입된 유도탄 고속함은 해군의 함정 건조사양서와 기술교범에 응축기 튜브를 녹이 잘 슬지 않는 백동을 사용하도록 했으나, 업체는 이를 무시하고 설계 때 백동이 아닌 녹이 잘 스는 황동을 사용해 제작했다.
하지만 해군은 함정 제작 때와 수락검사에서 설계도서에 황동으로 표기된 것을 확인하지 않았고, 황동 등의 기타 재질 사용 때 해당 기관의 승인이 필요하지만 업체가 이를 무시하고 함정을 제작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김 의원은 주장했다.
김 의원은 "업체는 양산된 1~9번함까지는 에어컨 튜브를 황동으로 사용하다가 10번함부터는 백동을 사용해 해군에서는 업체가 이미 에어컨 튜브 손상을 예상하고 재질을 변경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내구연한이 15년인 에어컨 튜브가 3년도 안 되어 부식된 것은 업체의 기준 미준수와 군의 관리감독 부실이 만들어낸 인재"라며 "이 때문에 해군 장병들은 냉방이 불가능한 찜통 함정에서 통풍만 한 채 근무를 했다"고 지적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찜통 함정?” 해군 유도탄고속함 에어컨 응축기 부식
입력 2015-09-10 1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