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식량계획, 북한 식량보유현황 방북 조사 2년째 무산

입력 2015-09-10 08:48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북한을 방문해 식량보유 현황과 올해 수확량을 조사하는 '방북 작황조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무산됐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0일 보도했다.

다미안 킨 WFP 아시아지역 대변인은 방북 작황조사는 북한 당국이 유엔을 통해 요청을 해야 이뤄지는데, 올해도 북한의 요청이 없어 조사를 진행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WFP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와 함께 각각 4명씩 모두 8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공동조사단을 북한으로 보내 가을 수확기인 10월에 보름 동안 협동농장과 장마당, 주민들의 집을 방문해 조사하는 방식으로 작황조사를 해왔다.

북한의 식량난이 심각했던 지난 1995년 시작된 작황조사는 2000년대 들어 네차례 중단됐다가 2010년부터 2013년까지는 3년 연속으로 진행됐지만, 지난해 북한 당국의 요청이 없어 4년만에 무산됐다.

권태진 GS&J인스티튜트 북한동북아연구원장은 북한 당국이 2년째 작황조사를 요청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국제기구들의 대북 지원이 부진하거나 축소된 것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WFP는 작황조사는 하지 못하게 됐지만 북한 식량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북한 당국과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