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가 누구인 줄 알아? 구의원이야!”
기초단체의원 아버지를 앞세워 술집에서 난동을 부린 20대 여성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9단독 박재경 판사는 주점에서 술값 시비를 벌이는 과정에서 업주와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정모(20·여)씨에게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 16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9일 선고했다. 법원은 “실형을 선고할 만한 사안이지만 외형만 성장하고 시민의식이 성숙하지 못한 우리 사회의 책임이 더 크다”고 밝혔다.
정씨는 지난 2월 한 주점에서 업주 박모(42·여)씨에게 “우리 아빠가 누구인지 아느냐. 구의원이다”라며 술값을 내지 않았다. 박씨가 “아버지가 구의원이면 더 잘해야 하지 않느냐”고 말하자 정씨는 욕설과 함께 박씨의 뺨을 두 대 때렸다.
정씨는 박씨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관에게도 “우리 아빠가 구의원이다. 너희는 다 죽었다. 전화하겠다. 두고 보라”라고 엄포를 놓거나 “도망간 내 남자친구나 찾으라”라고 말했다. 주점 밖으로 나가려던 정씨는 제지를 당하자 경찰관의 다리와 급소를 걷어차 공무집행방해와 폭행 혐의로 기소됐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우리 아빠가 누구인 줄 알아? 구의원이야”… 20대 철부지 딸 집행유예
입력 2015-09-10 01:18 수정 2015-09-10 16: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