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대선 때 전속 사진작가 조우...유세 중 사고 하반신 마비

입력 2015-09-09 18:23

박근혜 대통령이 9일 오전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5 지역희망박람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자신의 전속 사진작가와 다시 만났다.

박 대통령은 박람회 개막식을 마치고 박람회 전시관을 둘러본 뒤 마지막으로 지역특화상품전 부스를 찾아 대선 캠프에서 사진을 담당한 박병혁 작가와 조우했다.

박 작가는 지난 2012년 대선을 보름여 앞둔 12월2일 박 대통령의 강원 지역 유세 도중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 인물.

당시 같은 차에 탔던 이춘상 보좌관과 김우동 선대위 홍보팀장은 숨졌고, 박 작가도 하반신이 마비되는 중상을 입었다. 이 때문에 박람회에서 박 작가는 휠체어를 탄 채로 박 대통령을 만났다.

박 작가는 지난 2008년부터 산업통상자원부가 술이나 음식 등으로 전통을 이어가는 전국 곳곳의 명인을 발굴하는 사업에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했고, 이 활동의 결과물로 최근 명인 60여명의 스토리를 사진과 함께 구성한 '명인명촌'이라는 책을 발간한 것을 계기로 이날 박람회에 참여했다.

그는 특히 치료를 마치고 퇴원한 뒤에도 몸이 불편한데도 전국을 돌며 명인 발굴 활동을 계속했으며, 책이 발간되자 가장 먼저 박 대통령에게 선물로 보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이 박 작가와 만난 것은 지난 2013년 11월 박 작가가 자신의 존영사진을 찍기 위해 청와대에 들어온 이후 1년10개월 만이다.

박 대통령은 허리를 구부린 채 휠체어를 탄 박 작가와 눈을 맞추며 "그동안 잘 계셨느냐. 지난번 책자 감사히 잘 받았다. 열심히 전국을 돌아다니시는 것 같다"며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또 박 작가로부터 '명인명촌' 책자와 책 속에 등장하는 명인들과 만난 이야기를 전해들은 뒤 "앞으로 좋은 작품 많이 만드시기 바란다. 좋은 일 많으시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앞서 17개 시도가 마련한 전시관을 하나도 빠짐없이 둘러보며 일자리창출 사례 등을 직접 살펴봤다.

박 대통령은 서울시 전시관에서는 봉제공장 자투리 천을 재료로 한 브로치 가공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무심코 생각하면 항상 변화가 없는데 '활용해보면 어떨까'하는 아이디어와 그런 생각이 창업을 이루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게 다 창조경제"라고 격려했다.

광주시 전시관에서는 안심·안전 로봇을 통해 광주의 새뜰마을 어린이들과 영상통화를 했다. 그림을 그리던 아이들이 "대통령님, 사랑해요"라고 말하자 박 대통령은 "아주 즐겁게 작업하는 것 같아 보기 좋다"고 답했다.

대구시 전시관에서는 나이가 지긋한 여성 재봉사로부터 천으로 만든 손지갑을 선물로 받았다. 이 재봉사는 박 대통령에게 "3일만 들고 다녀 주이소. 그러면 대박 날 겁니다"라고 말해 주변에 웃음이 터졌다.

그런 뒤 이 재봉사는 눈시울을 적시며 "한번 안아보고 싶습니다"라고 말했고, 박 대통령은 "무슨 뜻인지 잘 압니다"라며 재봉사의 양팔을 다독였다.

박 대통령은 부산시 전시관에선 지역전통시장인 '깡통시장'의 1억원짜리 가상 상품권을 선물로 받았고, 경기도 전시관에서는 최근 경기도 안산에서 '굿모닝 푸드트럭' 청년창업 1호점을 개업한 김수진씨에게 "잘 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