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화제] 러시아판 5살꼬마 ‘쇼생크 탈출’… 이유 알고 보니

입력 2015-09-09 17:38
러시아에서 5살짜리 유치원생 어린이 2명이 장난감 삽으로 땅굴을 파서 감쪽같이 유치원을 탈주하는 일이 벌어져 지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8일(현지시간) 모스크바타임스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곳은 러시아 남서부 첼랴빈스크주 마그니토고르스크시의 한 유치원이다. 여느 때처럼 점심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을 유치원 놀이터 안에서 자유롭게 뛰어놀게 했던 유치원 지도교사는 두 아이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다. 교사들이 유치원 담장 인근의 모래밭에서 땅굴과 장난감 삽 한 자루를 발견한 것은 이미 아이들이 유치원을 빠져나간 지 30분가량이 지나서였다.

아이들이 전례 없는 유치원 탈주를 시도한 이유는 황당하게도 스포츠카를 사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두 아이는 유치원을 빠져나온 뒤 태연하게 약 1.6㎞를 걸어가 고급승용차판매장으로 들어갔다.

마침 그곳에 있던 여성 직원이 아이들에게 “무슨 일로 왔니?”라고 묻자 아이들은 “재규어 스포츠카를 사고 싶은데 돈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이 직원은 곧장 아이들을 자신의 차에 태워 인근 경찰서로 향했고 그렇게 아이들의 탈주극은 몇 시간 만에 끝났다. 경찰 조사 결과 아이들은 이미 탈주 며칠 전부터 치밀하게 탈주를 준비해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에서는 다섯 살배기 어린이가 마치 영화 ‘쇼생크 탈출(1994)’을 연상케 할 정도로 치밀한 탈주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 놀랍다는 반응과 함께 유치원의 부실한 아동 관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현지 교육당국은 아이들의 신원과 사건의 세부사항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탈주 사건이 며칠 전 실재했다고 확인했다. 당국은 당시 유치원 교사를 해고했으며 해당 유치원에도 경고조치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