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8일부터 나흘간 인천 송도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열리는 프레지던츠컵에 필 미켈슨(45)과 배상문(29)이 출전한다. 미국과 인터내셔널팀(유럽 제외) 단장인 제이 하스(미국)와 닉 프라이스(짐바브웨)는 9일(한국시간) 추천선수 2명을 각각 발표했다. 하스 단장은 미켈슨과 아들인 빌 하스를, 프라이스 단장은 배상문과 호주의 스티븐 보디치를 뽑았다. 이로써 프레지던츠컵에 출전할 양 팀 선수 24명이 확정됐다.
◇승리와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선택=배상문은 인터내셔널팀 랭킹 19위, 세계랭킹 92위에 머물러 있으나 마지막 부름을 받았다. 프라이스 단장은 군 문제가 걸려 있음에도 배상문을 발탁한 이유로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에서 두 번 우승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 매우 큰 영향을 미쳤다”며 “그 코스에서 편하게 경기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배상문은 2013년과 2014년 이 골프장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신한동해오픈에서 우승한 바 있다. 또 “우리 팀에 한국 팬들과 언론이 응원할 선수를 두는 게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배상문은 “군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남은 대회에 집중해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겠다”면서 “팀 승리와 국민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군 입대 관련 행정소송에서 패소한 배상문이 “시즌 뒤 군에 입대하겠다”고 밝힌 만큼 강제 구인 등 난처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귀국일로부터 30일 내에 출석해 경찰 조사를 받아야 한다. 안병훈(24)은 인터내셔널팀 랭킹 12위, 세계랭킹 57위로 우위에 있음에도 발탁되지 못했다.
보디치(인터내셔널팀 랭킹 11위)는 우울증을 극복하고 우뚝 선 인간승리의 주인공이다. 지난해 10월 배상문이 프라이스닷컴에서 우승할 당시 준우승했으며, 5월 AT&T 바이런 넬슨 대회에서 우승컵을 안았다.
미국팀의 미켈슨은 이번이 첫 한국 방문이 된다. 그동안 10차례 프레지던츠컵에 모두 개근한 그는 함께 출전하는 ‘8자 스윙’ 짐 퓨릭과 45세 동갑나기로, 젊은 자국팀에 자신의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타이거 우즈도 추천선수 후보로 떠올랐지만 상대적인 우위를 보인 미켈슨이 최종 낙점을 받았다. 가정적인 선수로 유명한 미켈슨은 PGA 투어를 이끌어온 흥행카드로 세계적인 팬층을 확보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는 톱10에 단 한차례만 들었을 정도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하스는 아버지의 후광을 업었다는 시각도 있지만, PGA 투어 페덱스컵 랭킹으로 선발된 미국팀에서 11위를 차지한 선수여서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인터내셔널팀 17년 만에 승리할까=미국과 인터내셔널팀간 남자골프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은 실력차로 인해 흥행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1994년부터 격년제로 열린 대회에서 미국팀은 최근 5연승을 포함, 8승1무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다. 인터내셔널팀은 1998년 유일하게 승리했다. 시소게임을 벌이는 라이더컵(미국과 유럽 대항전)과 비교하면 프레지던츠컵의 흥미가 떨어지는 이유다.
프라이스 단장은 이날 경기 방식도 언급했다. 올해부터 개최지 단장은 1~3일차 경기 일정을 자신들이 유리한 쪽으로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인터내셔널팀에 조금이라도 어드밴티지를 주자는 의견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프라이스 단장은 인터내셔널팀의 성적이 좋았던 포섬 매치(2인1조가 돼 볼 1개를 번갈아 치는 방식)를 대회 첫날 치러 기선을 제압키로 했다. 미국팀의 6연패를 저지해보려는 의지다. 9일은 포볼 매치(2인1조로 각자 플레이한 뒤 좋은 점수를 그 팀의 성적으로 하는 방식), 10일은 오전·오후 각각 포볼 또는 포섬 경기를 하고, 11일에는 12명씩 전원이 나서 싱글 매치를 펼친다.
특히 이전과 달리 대회 1~3일 포섬과 포볼 경기수를 4경기나 줄였다. 초반 격차를 최소화한 뒤 마지막 날 매치플레이에 승부수를 던진다는 게 인터내셔널팀 전략이다. 비영어권 국가로는 처음 한국에서 개최되는 이번 대회의 명예 대회장은 박근혜 대통령이다. 전통적으로 개최국 행정수반이 맡아왔다. 최경주(45·SK텔레콤)는 인터내셔널팀 수석 부단장을 맡고 있다.
서완석 체육전문기자 wssuh@kmib.co.kr
[분석] 필 미켈슨과 배상문 프레지던츠컵 출전,승리와 흥행 두마리토끼 잡는다
입력 2015-09-09 1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