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800㎞ 날아온 희귀 조류 황새가 울산 태화강 하구에 둥지를 튼 모습이 9일 포착됐다.
태화강에 찾아온 황새는 다리에 인식표를 달고 있었다. 인식표에 ‘J0094’란 영문과 숫자가 표시돼 있는데 일본 효고(兵庫)현 도요오카(豊岡)시에서 지난해 6월 방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한해협을 건너 800㎞를 날아온 것이다.
일본에서 방사한 황새가 한국에서 발견되기는 이번이 세 번째로 알려졌다. 지난해 3월 경남 김해 화포천과 인근 봉하마을에서 같은 인식표가 붙은 황새가 발견됐다. 봉하마을에 온 암컷이라는 뜻으로 ‘봉순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올해 2월에는 제주도 한경면의 바닷가에서 역시 인식표를 단 황새가 광어를 쪼아 먹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울산시는 “끊임없이 수질을 개선한 태화강의 기적”이라며 반기고 있다.
태화강은 1997년 울산이 광역시로 승격되던 해에 수질 6등급(BOD 11.3)으로 비만 오면 부영양화 현상 때문에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하는 ‘죽음의 강’이었다.
그러나 시가 이때부터 2010년까지 1조원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해 수질을 개선하고, 둔치를 공원으로 조성하면서 2014년에는 수질 1등급(BOD 1.6)의 ‘생태계 보고’ 되살아났다.
황새가 발견된 태화강 하구는 억새와 숲이 우거진 섬으로 몸을 숨기기 쉽고 먹이가 풍부한 곳이다.
한편 국내에서는 ‘황새의 고장’인 충남 예산군에서 황새 복원사업을 벌이고 있다. 예산군과 한국교원대는 3일 어린 황새 8마리를 방사했고, 내년부터 2018년까지 매년 10마리씩 야생으로 돌려보낼 예정이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일본서 800㎞ 날아 울산 태화강에 둥지 튼 황새
입력 2015-09-09 1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