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사 김정희 글씨 9점 고창미술관에 영구 기탁

입력 2015-09-09 13:00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서화가인 추사(秋史) 김정희(金正喜 1786∼1856년)의 글씨 9점이 전북 고창군립미술관에 영구 기탁됐다.

고창군은 최근 인촌(仁村) 김성수(金性洙) 집안의 제실(고창군 아산면 반암리)에 걸린 주련(柱聯: 기둥이나 벽에 세로로 써 붙이는 글씨) 9점이 추사의 글씨로 확인된 이후 분실될 우려가 커 인촌기념사업회에서 이 주련을 고창군립미술관에 기탁했다고 9일 밝혔다.

기탁된 주련은 추사 이외에도 이 지역 대표적인 서예가인 창암(蒼巖) 이삼만(李三晩 1770∼1847)의 글씨 2점도 포함됐다.

백원철 고창문화연구회 회장은 “추사가 직접 짓고 주련에 남긴 ‘상선암’(上仙岩)이라는 시에 나오는 ‘걷고 또 걷는 길이 굽어져 산봉우리 돌아드는 곳(행행로전봉회처 行行路轉峰廻處)’이란 시구는 인촌집안의 제실이 있는 반암마을의 풍광과도 어울릴 뿐 아니라 추사의 멀고 먼 귀향길을 잘 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창군 관계자는 “인촌기념사업회는 이들 주련이 추사의 글씨로 확인된 이후 도난 등을 우려해 그동안 고려대박물관에 보관해왔다”면서 “문화유물은 발굴지역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고창군민의 뜻을 전하자 인촌기념사업회에서 고창군립미술관에 영구기탁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고창=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