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고시 폐지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배출된 국립외교원 출신 신임 외교관의 70% 이상이 서울대·고려대·연세대 등 이른바 '스카이(SKY)'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무고시 때보다 다양한 경험과 배경을 가진 후보자를 뽑겠다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지만 학벌 편중 현상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 원유철 의원이 9일 외교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국립외교원의 외교관 후보자 1기 교육과정을 마치고 지난해 12월 임용된 외교관 33명 가운데 24명(72%)이 'SKY' 학부 출신이었다.
연세대 출신이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고려대와 서울대가 각 6명이었다. 이밖에 이화여대·중앙대가 각 2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8∼2012년 외무고시 합격자(외무고시 42∼46기) 총 163명 가운데 'SKY' 학부 출신은 서울대 77명, 연세대 28명, 고려대 25명 등 130명으로 80%를 차지했다.
국립외교원 1기 출신 초임 외교관 33명 가운데 외국어고 등 특수목적고 출신도 4분의1 가까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2012년 외무고시 합격자 가운데 외국어고 출신은 28%를 차지했다.
정부는 지난 2013년 47기를 끝으로 외무고시를 폐지하고 같은 해 ▲일반외교 ▲지역외교 ▲외교전문 등 3개 분야의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을 도입했다.
시험에 합격하면 바로 임용되는 외무고시와 달리, 외교관 후보자 선발시험 합격생들은 국립외교원에서 1년간 교육을 받은 뒤 성적에 따라 임용 여부가 결정된다.
원유철 의원은 "기존 외무고시의 단순 전공 암기식 획일적인 선발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외교관을 양성하기 위해 국립외교원 과정이 도입됐지만, 특정 학교 출신에 대한 쏠림 현상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역외교·외교전문 분야의 문호를 넓히고 선발 경로를 다양화하는 등 국립외교원의 선발과 교육기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국립외교원 1기 외교관 70% ‘SKY’ 출신” 원유철 “쏠림현상 여전”
입력 2015-09-09 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