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 떼려다 더 큰 혹 붙인 30대 남자의 사연

입력 2015-09-09 09:26
‘혹 떼려다 오히려 더 큰 혹을 붙이게 된 불행한 남자....’

음주단속 현장에서 경찰관을 폭행하고 달아난 30대 남자가 추적 끝에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이 음주측정을 한 결과 이 남자가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지는 않은 것으로 드러났지만 경찰관을 폭행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사법처리를 받을 처지에 놓였다.

광주서부경찰서는 9일 음주단속 중이던 경찰관에게 신체적 위협을 가한 혐의(특수공무집행 방해)로 정모(30)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8일 밤 11시 20분쯤 광주시 서구 금호운천길 GS편의점 앞길에서 자신의 K5승용차를 운전하다가 음주단속 중이던 광주서부경찰서 교통과 김모(38) 경장에게 적발됐다. 정밀 음주측정에 앞선 음주감지기에서 ‘술을 마신 것’으로 반응이 나왔다는 것.

정씨는 김경장이 음주측정을 하자며 시동을 끄고 승용차에서 내릴 것을 요구하자 이에 불응했다. 정씨는 음주측정을 거부한 직후 자신의 승용차 창문틀로 김경장의 팔꿈치 부위를 때린 후 그대로 달아난 혐의다.

정씨는 경찰이 신속히 인원을 보강하고 달나난 자신을 찾기 위한 탐문수사를 진행하자 인근 지구대에 자발적으로 출두해 음주측정을 받았다. 결과는 예상을 뒤엎고 전혀 술을 마시지 않은 수치인 0.000%로 확인됐다.

다행히 음주단속 처벌을 면하게 된 정씨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경찰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 음주단속 중인 경찰관을 폭행하고 공무집행을 방해한 정씨의 신병을 처리할 방침이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