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계가 10대 청소년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며 과도한 색조화장을 광고·홍보하면서 청소년의 모방심리를 자극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양승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9일 낸 보도자료에서 "10∼20대를 주요 고객층으로 삼고 있는 저가 화장품 브랜드들이 10대 청소년 연예인 모델을 기용, 립스틱·파우더·마스카라·아이라이너 등 청소년들에게 불필요한 색조화장을 과도하게 홍보하며 사용을 권장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양 의원이 제출받은 S화장품 회사의 지난 4년간 청소년 회원현황 자료에 따르면 중학생 회원수는 4년간 123% 증가했고 고등학생 회원수 역시 137%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S화장품 회사의 현재 모델 나이는 17살, 고등학교 1학년이다.
P사의 립스틱 모델도 17살, 고등학교 1학년이며 과거 E사의 색조화장품 모델도 17살이었고, L사의 경우 15살인 중학교 2학년 학생을 모델로 쓰고 있다.
지난 2012년 발표된 '여중생의 화장품 소비행동과 아이돌 연예인 모방행태' 연구논문에 따르면 '아이돌 연예인이 직접 사용하는 화장품 브랜드를 써보고 싶다'고 한 학생은 전체의 58.9%를 기록했다. 많은 청소년이 또래 연예인의 화장법에 관심있고 모방심리를 갖고 있다는 걸 증명하는 셈이다.
양 의원은 "성인을 기준으로 제작되고 있는 색조화장품을 나이 어린 청소년이 사용하면 많은 부작용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2007년 검사를 보면 립스틱의 경우 납·카드뮴·알루미늄과 같은 소량의 중금속이 포함돼있어 장기간 사용으로
체내에 축적되면 뇌병증, 암, 치매, 골질환 등의 질환을 가져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이라인, 마스카라와 같은 화장품은 안구건조증, 각막염, 결막염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양 의원은 "어린 나이부터 화장품을 사용하면 성인이 돼 화장품으로 인해 겪을 수 있는 부작용에 더 많이 노출될 것"이라며 "그럼에도 또래 모델을 기용하는 등 청소년에게 색조화장을 권하는 화장품 회사들의 무분별한 광고 행태는 규제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스웨덴은 12세 이하 어린이의 광고 출연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모든 광고를 금지했고, 프랑스는 미성년자의 미숙함과 순진함을 이용한 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화장품회사, 10대 색조 모방 화장 부추긴다” 모델 10대 청소년 활용
입력 2015-09-09 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