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은 8일 혁신위원회의 공천 혁신안을 둘러싸고 또다시 주류, 비주류 간 극심한 내홍에 휩싸였다.
비주류는 혁신위가 전날 공천 혁신안을 발표하자 그동안 참아온 불만을 한꺼번에 터뜨리기라도 하듯 이날 의원총회에서 주류와 혁신위를 향한 총공세에 나섰다.
비주류가 그동안 혁신위의 활동이 혁신의 이미지를 주지 못한다는 인상 비평에 주력했다면 이날은 작심한 듯 공천혁신안의 내용을 조목조목 비판하며 혁신안 수정 및 9일 처리 불가론을 내세웠다.
당 지도부는 당초 9일 최고위원회의와 당무위원회 회의를 잇따라 열어 혁신안을 통과시킬 방침이었지만 지도부 일원인 주승용 유승희 최고위원까지 반기를 듦에 따라 처리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비주류 주승용 최고위원은 "공천과 관련된 룰은 자구 하나도 파장이 크다. 시간 여유가 있기 때문에 내일 처리하지 말고 좀더 논의를 거쳐야 한다"며 연기론을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의총 첫 발언자로 나온 비주류 강창일 의원은 "통합을 이뤄야할 혁신위가 갈등 분열의 중심축에 서버렸다. 쫀쫀하다, 이게 뭐냐"고 포문을 열자 비주류 의원들이 연달아 발언대에 올랐다.
혁신위가 선거인단을 100% 시민으로 구성하는 국민공천단 안을 제시해 당원의 설 자리를 없앴다는 불만이 가장 많았다.
안규백 의원은 "당원을 무시한 정당은 존재하기 어렵다. 당원이 선거운동을 하는데 그 사람들을 배제하고 어떻게 이해와 설득을 구할 수 있겠나"고 지적했고, 유승희 최고위원과 유인태 의원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공천단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지난해 전남지사 경선에 나왔다 고배를 마신 주 최고위원은 "전남도민 선거인단을 1천명 뽑았는데 410명이 경선장에 왔다. 여론조사에서 이겼지만 410명의 심판을 받아 졌다"며 "410명이 200만 도민을 대변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일부 의원은 혁신위가 정치신인에 10% 가산점을 주기로 한 것에 대해서도 정치신인을 경우의 수로 따지면 100가지도 넘을 수 있다며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공천제도가 너무 복잡하다. 복잡할수록 지도부가 개입할 여지가 크고, 편파적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고, 또다른 의원은 "혁신위가 기본적으로 정치인에 대한 불신을 갖고 안을 만들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고 성토했다.
공천혁신안을 둘러싼 반격은 의총장 밖에서도 전개됐다.
원외위원장 대표인 박정 파주을지역위원장은 이날 "당원의 참여를 원천적으로 배제한 혁신안 개정을 요구한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원외위원장 일동 명의로 김상곤 혁신위원장에게 전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새정치연합은 지난 4월 당원 40%, 국민 60% 방침을 발표했다"며 "혁신위가 당의 예측가능성과 신뢰성을 조변석개식으로 바꿔버렸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전 공동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혁신위가 앞으로 몇 번 더 한다고 하는데 빨리 정리하는 것이 돕는 것"이라며 "혁신안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총선 승리 전망이 밝아지는 것도 아니어서 별 의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표는 이대로 가면 총·대선에서 이긴다는 것이고, 저는 진다는 현실인식이 다르다. 문 대표가 위기감과 절박감이 없으니까 처방이 다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전병헌 최고위원은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 주장과 생각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니까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현재로선 혁신안을 존중하는 것이 공당으로서 가져야할 예의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한 혁신위원은 "혁신안이 통과되지 못한다면 새정치연합은 걷잡을 수 없는 분란에 휩싸이고 국민의 버림을 받을 수 있다"고 통과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野 비주류,공천혁신안 불만 대폭발…내일 처리 불투명
입력 2015-09-08 19: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