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 아닌 상황에서 자국민 공격…영국인 IS 대원 사살 두고 논란

입력 2015-09-08 16:54
영국 정부가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한 자국민 대원 2명을 무인기로 사살해 논란이 일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7일(현지시간) 의회 연설에서 지난달 21일 영국 공군이 시리아 라카에서 무인기 공습으로 자국민 레야드 칸(21)과 루훌 아민(26)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캐머런 총리는 이어 “전시가 아닌 상황에서 군이 자국민을 공격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습은 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자국민 공습을 실행한 뒤 의회에 사후 보고했다는 점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앞서 영국 의회는 표결을 통해 이라크 공습을 승인했으나 시리아 공습은 거부한 바 있다.

해리엇 하먼 노동당 당수 직무대행은 당장 독립 기관의 진상 조사를 요청하고 나섰다. 그러나 캐머런 총리는 사살한 2명이 사전에 테러를 계획했기에 이번 공습이 “자위권(self-defense) 행사”였다며 이 때문에 의회 승인을 받지 않았음에도 “법적 근거가 확실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다른 영국인 IS대원 주나이드 후세인(21)이 지난달 24일 시리아 라카에서 미군 공습으로 사망했다고 전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정부 내부 관계자를 인용해 칸이 지난달 15일 런던에서 열린 제2차 세계대전 전승기념일 행사에서 여왕을 암살하려 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행사에는 캐머런 총리와 찰스 왕세자 내외도 참석했다.

캐머런 총리는 앞으로도 시리아와 이라크, 리비아 등지에 이 같은 정밀 공습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