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 하지 말라는 거냐”…상가 입구 막은 공사에 시민 불편

입력 2015-09-08 16:11 수정 2015-09-08 16:29
사진=서울지하철 4호선 길음역 근처 상가 보도블록 교체 공사 현장

보도블록 교체 공사로 상가 입구와 점포의 출입문을 줄줄이 막아 이용객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상가 입주민들은 장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8일 성북구청에 따르면 지난주부터 시작된 삼부아파트 계단보수공사를 위해 이날 오전 7시부터 저녁 6시까지 길음역 인근에 위치한 삼부아파트 상가 앞 90m구간에 안전 펜스를 치고 보도블록 교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상가 입구는 물론 입점한 점포 4~5곳의 출입문이 가로 막혔다. 출입문이 막힌 점포는 식당과 커피전문점, 미용실 등으로 낮 시간 대에 주로 영업을 하는 곳이다. 더욱이 해당 상가는 지하철역이 근접한데다 버스정거장까지 있어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이어서 적지 않은 시민들이 통행에 불편을 겪고 있다.

공사현장 어디에도 공사에 대한 안내 문구는 찾아 볼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이런 이유로 보도블록 교체 공사를 대낮이 아닌 새벽 시간에 해 통행에 불편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공사로 영업에 방해를 받고 있는 상가 입주민들의 불만은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 그들은 구청의 예산이 남아돌아 불필요한 공사를 한다며 불만은 쏟아내고 있다. 한 입주민은 “점심장사를 해야 하는데 입구를 막아 손님이 들어올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고 다른 입주민도 “이런 공사를 왜 하는 지 모르겠지만 낮에 출입문을 막으면서 하는 건 장사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상가를 이용하는 한 시민도 “지하철을 타기 전에 상가에서 물건을 사려고 했는데 입구를 막아 들어갈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버스 정거장에서 만난 또 다른 시민도 “길을 통째로 막고 공사를 하는 건 공무원들이 현장에 나와 보지 않고 발주한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며 “시민들의 불편은 고려하지 않은 탁상행정”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공사를 발주한 성북구청은 아파트 상가인 만큼 관리사무소를 통해 사전 고지를 했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8일 국민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공사를 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막아야 한다”며 “노후로 인해 미관상 보기가 좋지 않은 보도블록과 계단을 교체해 주는 것은 상가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관리사무소를 통해 입주민들에게 사전에 고지했다”며 “아파트 상가이기 때문에 별도의 동의서는 필요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새벽 시간에 공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평탄 작업 때문에 낮 시간에 해야 한다”며 “다만 상가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1단계에서부터 3단계로 나눠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편 성북구청은 삼부아파트 계단보수공사에 4000만원의 예산을 투입해 노후 된 보도블록과 계단을 교체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지난주부터 시작된 이번 공사는 약 15일간 진행될 예정이며 상가 앞 보도블록 교체는 이날 하루만 진행된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