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버스사고 공무원 연수단, 석달만에 해외 연수 ‘논란’

입력 2015-09-08 16:29
사진=연합뉴스TV 캡처

지난 7월 중국 지안(集安)에서 9명의 동료를 잃은 지방행정연수원 중견리더과정의 교육생들이 석 달여 만에 유럽·북미 연수를 떠나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지방행정연수원은 “중견리더과정 교육생 134명과 공무원 5명이 10월 26일부터 9박11일 일정으로 선진국 연수에 나설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교육생 134명은 당시 사고로 숨진 9명과 명예퇴직으로 최근 연수원을 퇴교한 1명을 제외한 숫자다.

이들 연수생은 20∼30명씩 5개 팀으로 나눠 체코와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미국, 캐나다 등으로 떠난다. 연수단은 이들 나라의 시청이나 전통시장 상인회, 보육원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연수비는 1인당 550여만 원으로 모두 7억5000만원 가량이 산정돼 있다.

이를 위해 지방행정연수원은 지난 1∼7일 공고를 내고 업체들로부터 연수비용과 프로그램 등에 대한 제안서를 받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고 수습을 하던 중 투신 사망한 최두영 연수원장을 비롯해 함께 연수에 나섰던 26명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대형 사고가 난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장기 연수를 가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아직도 예닐곱 명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데다 적잖은 교육생이 당시 사고의 트라우마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다른 교육과정의 한 공무원은 “동료를 잃은 황망함과 사고를 목격한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국외여행을 강행하는 것은 기계적인 행정 과정”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지방행정연수원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아시아권의 단기연수, 하반기에는 유럽·북미권의 장기 연수가 계획돼 있었다. 교육생 대부분이 이번 일정에 동의해 연수를 추진했다”며 “희망하지 않는 교육생은 함께 가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7월 1일 중국 지안에서 일어난 버스 추락사고로 중견리더과정 연수생 9명과 한국인 가이드 1명, 중국인 운전기사 1명 등 모두 11명이 숨졌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