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신5대원칙 발표 대단하다 느껴” 문재인, 전경련 첫 방문...우클릭 행보?

입력 2015-09-08 14:20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야당 대표로서는 처음으로 전국경제인연합회를 방문했다.

문 대표는 8일 이종걸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함께 여의도 전경련회관 콘퍼런스센터를 찾아 남북 경제교류 활성화 방안을 주제로 허창수 회장과 이승철 부회장 등 회장단과 머리를 맞댔다.

야권 일부에서는 전경련을 '친기업적 경제단체'로 바라보는 시각이 여전한 상황에서, 이날 방문은 파격적인 중도공략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표는 2월 취임 직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데 이어 '유능한 경제정당'을 표방하며 전경련 회장단과의 만남을 추진했으나, 당시 "지나친 우클릭 아니냐"는 반대의견 속에 대한상의 방문으로 대신한 바 있다.

이후 4·29 재보선 참패 및 당 내홍 등이 겹치면서 경제정당 행보도 늦춰졌으나, 최근 문 대표가 70주년 광복절에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을 발표하고 북방경제에 관심을 가진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만나기로 하면서 이번 전경련 방문이 성사됐다.

특히 문 대표로서는 경제와 통일에 있어서는 이념논리에 갇히지 않고 대기업과도 과감하게 협력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킨 셈이다.

실제로 문 대표는 남북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 과정에서 대기업의 역할을 적극 강조했다.

문 대표는 회장단에게 "남북관계에 해빙 기운이 돌고, 이산가족 상봉의 기대도 부풀고 있다. 이 기회에 중단된 경협도 다시 재개돼야 한다"며 "우리 경제가 살길은 경제통일 뿐"이라고 했다.

특히 국회에서는 정기국회를 맞아 기업 총수들의 국감증인 출석을 두고 경제계와 야권이 대립하고 있지만, 장외에서는 적극적으로 기업의 '코드맞추기'에 나서며 야당의 반기업이미지 털어내기에도 주력하는 모습이다.

문 대표는 "전경련이 제시한 남북경제교류 신5대원칙에 깊이 공감한다"며 "경협으로 남북관계 개선을 이끌 수 있다는 적극적 사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칭찬했다.

비공개 면담에서도 그는 "신5대원칙 발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대단하다고 느꼈다"면서 "우리당 주장보다 오히려 더 발전되고 구체적인 방안이며, 당장 실현가능한 과제들을 제시해 현실성이 있다"고 '띄우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전경련이 실천방향을 정부와 논의하고 있는데, 우리 당에도 같은 성격의 위원회가 있으니 같이 협의하자"며 "남북경제교류는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종걸 원내대표 역시 "이번 남북 합의가 국가적 교류활성화의 물꼬가 될 것으로 본다. 전경련에서 열린 남북교류 분위기를 만들어 최악의 경색국면을 해결하고 남북화해의 길을 여는데 앞장서달라"며 "세월호에서, 낚싯배에서 잃은 골든타임을 여기서도 놓쳐서는 안된다"고 했다.

문 대표는 이날 방문을 계기로 북한 군사도발 사태 이후 잠시 주춤했던 '경제통일' 후속조치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당장 이날 오후에는 한반도 평화·안보 특별위원회 주최로 '한반도신경제지도 구상의 의미와 실천 전략 토론회'를 개최한다.

특히 문 대표는 내달 중순 '아시아 실크로드 정당회의' 참석차 중국을 방문, 경제통일 구상과 관련한 일정도 소화하기로 했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이 정상외교에 힘을 쏟고 있지만, 문 대표 역시 제1야당 대표로서 지속적으로 경제통일 드라이브를 걸어 수권능력을 인정받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