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및 불법 스포츠 도박 혐의 농구·유도선수 26명 검거

입력 2015-09-08 11:29
불법 스포츠 도박에 가담한 선수들끼리 나눈 카톡 대화 내용.

프로농구 승부를 조작하거나 불법 스포츠 도박을 한 농구·유도 선수 등 26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은 지난 2월 열린 프로농구 경기에서 고의로 승부를 조작한 농구 선수 A씨(29·남)와 유도 선수 B씨(28·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또 인터넷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에서 수억원대의 상습 도박을 한 프로농구단 소속 C씨(28·남) 등 전·현직 프로농구 선수 11명, 유도선수 12명, 레슬링 선수 1명 등 24명을 같은 혐의로 검거했다.

프로농구 스타인 국가대표 김선형(27·서울SK) 선수도 대학 시절 상습도박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에 따르면 유도 선수 B씨는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서 높은 배당금을 받기 위해 프로농구 선수 A씨에게 경기 시 고의적으로 ‘에어볼’(링에 정확히 맞지 않는 불완전한 슛)을 던져 소속팀이 패하도록 했다. 승부 조작에 응한 A씨도 B씨와 함께 패배한 소속팀에 베팅을 해 배당금을 챙겼다.

불법 도박 혐의로 입건된 선수들은 2009년 8월께부터 올 3월까지 100만원에서 많게는 수억원까지 베팅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국군 체육부대에서 군 생활을 함께 한 프로농구 및 유도 선수(3명은 현역, 군부대 이송 예정)들로 군 복무 당시 선수들의 휴식 공간인 사이버 지식방(PC 설치)을 이용하거나 일부는 휴대가 금지된 스마트폰을 몰래 반입해 불법 도박 사이트에 베팅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된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 운영자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키로 했다.

의정부=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