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을 계기로 한 한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이 북핵·북한 문제에 대한 후속 협의에 돌입했다.
중국 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샤오첸(肖千) 외교부 한반도사무 부대표는 7일 오후 서울 외교부 청사를 찾아 우리 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김건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과 회동했다.
정부 당국자는 "한중 정상회담시 양 정상이 이룬 공동 인식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의 진전을 이루기 위한 의견 교환을 가졌다"며 "(양국 정상이 합의한) 입장 하에, 향후 북핵 관련 정세 안정을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고 전했다.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전후로 우려되는 북한의 추가 도발에 양국 정상이 분명히 반대한 만큼, 양국 6자회담 차석대표들은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평가하고 이를 억제할 방안을 집중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회담에서 2005년 9.19 공동성명 및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관련 결의들이 "충실히 이행돼야 할 것"이라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동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한중 양국은 특히 북한이 다음달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전략적 도발을 감행한다면 비핵화 대화 재개의 단초도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샤오 부대표와 김 단장은 '의미있는 6자회담'을 조기에 재개해 비핵화에 긍정적 진전을 가져올 수 있도록 노력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정부 당국자는 전했다.
이를 위해 양측은 정체된 비핵화 대화에 동력을 주입하고 북한을 대화로 유도할 방안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고 대화로 견인하는 데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을 것으로 보인다.
조태용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북핵 문제를 풀어가려는 국가들 간 전략적 소통이 아주 강해지고 있다"며 "북한의 행동이 긍정적 방향으로 갈수 있게 중국이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권장해 나가고자 하는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중국 외교부에서 북핵 문제를 담당하는 당국자가 한국을 찾은 것은 전임 쉬부(徐步) 부대표의 지난해 7월 방한 이후 처음이다.
이런 점에서 샤오 부대표의 방한은 북한의 도발 억제와 북핵 문제 진전을 위해 중국이 시급성을 갖고 노력한다는 의지를 보인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샤오 부대표는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도 예방했다.
그는 8일 권용우 외교부 평화외교기획단장과 한반도 평화와 통일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등 우리 정부 인사들을 만난 뒤 9일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중간 협의 이후에는 황준국 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해 한미 간 북핵 해법 모색을 위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황 본부장은 이번 주나 다음 주 중 워싱턴을 찾아 미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성김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난다. 양측은 중국과의 논의 내용을 바탕으로 향후 도발 억제 및 북한에 대한 설득·압박 방안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황 본부장은 이어 뉴욕으로 이동해 15개 유엔 안보리 이사국 대사들과 북한 핵·미사일, 인권 문제 등에 대해 협의를 할 예정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한중, 정상회담후 북핵 후속협의…6자회담 차석대표 회동
입력 2015-09-07 1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