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中 열병식 착용 선글라스...대구 중소기업 제품

입력 2015-09-07 18:37

박근혜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지난달 25일)을 돈 이후 처음으로 7일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찾았다.

대구는 박 대통령이 지난 1998년 달성 지역구 보궐선거에서 15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며 정치에 입문한 곳으로, 박 대통령의 방문은 지난 4월12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제7차 세계물포럼 개회식 이후 거의 5개월만이다.

이번 방문은 올해 들어 처음 진행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업무보고를 받기 위해 마련됐다. 애초 지난달 21일 일정이 잡혀 있었으나 북한의 군사도발 위기 상황으로 연기됐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에 대해 주요 국정과제에 대한 지자체의 추진상황을 직접 확인·점검하고 국정 2기 공공·노동·교육·금융 등 4대 핵심개혁 등의 과제를 지방 정부와 함께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이 남북 8·25 합의와 중국 방문 등의 성과로 급상승한 지지율을 토대로 노동개혁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대구 방문은 임기 후반을 맞아 심기일전의 각오를 다지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구경북과학기술원에서 경제 재도약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조경제 등 주요 국정과제에 대한 대구시 차원의 추진 현황 등을 보고받고, 시정모니터단, 다문화가족, 봉사단체 회원 등 지역주민 100여명과 오찬을 함께 했다.

박 대통령은 오찬에서 "우리가 산을 오르다 보면 마지막 한고비를 흔히 '깔딱 고개'라고 한다"며 "그 고비를 넘기는 게 아주 힘들 때가 있는데 우리나라도 대구도,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 고비만 잘 넘기면 반드시 더 크게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마음속에서 먼저 승리하고, 그 다음에 현실에서 승리를 하는 것이지, 뭔가 마음에서부터 위축되면 그 전쟁에서 승리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오찬을 마친 뒤 대구 민생경제의 중심현장인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과 시민들을 격려했다. 서문시장 방문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12년 9월에 이어 3년 만이다. 당시 박 대통령은 서문시장을 찾기 직전 기자간담회를 하고 "창조경제가 필요한 시기"라며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인 창조경제를 처음 언급했다.

박 대통령이 시장에 도착하자 상인과 시민은 박수와 환호로 환영했다. 박 대통령은 상가를 돌면서 현금과 온누리 상품권으로 만두, 개량한복 상의, 과자, 신발 등을 구매했고, 상인들과 악수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할인폭을 5%에서 10%로 늘렸기 때문에 올해 (온누리) 상품권 판매량이 아마 많을 것"이라면서 "디자인과 문화를 접목하고 온라인 거래를 통해 정보통신기술 융합을 하게 되면 전통시장도 굉장한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이 상가를 나와 시장 출구로 이동하자 시민과 상인들은 박수를 치면서 "대통령님 사랑합니다"를 연호했고, 박 대통령은 손을 흔들어 화답한 뒤 차량에 탑승했다.

한편,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박 대통령이) 중국에 가셔서 대구산 선글라스를 쓰고 열병식을 보셨다"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이 열병식 참관시 착용한 선글라스는 대구의 안경테·선글라스 제조업체 '시선'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