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사장들이 ‘롯데 구하기’에 발 벗고 나섰다. 그동안 다소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임원들이 경영권 분쟁 사태를 겪은 뒤 확 달라진 모습이다. 활발한 대외·현장 경영을 통해 개혁 의지를 보여주고, 실추된 그룹 이미지를 회복하는 일이 ‘발등의 불’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사장)은 지난달 말 이후 롯데빌딩 집무실에는 거의 들어오지 않고 있다. 소 사장과 대관 업무를 전담하는 CSR(기업의 사회적책임)팀이 모두 국회로 출동해 국회 안팎에서 상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그룹 측은 7일 전했다. 이들은 롯데그룹의 지배구조 현황과 개선 대책 등을 따져 묻는 의원들을 일대일로 만나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은 최근 해외에서 강행군을 펼쳤다. 황 사장은 신동빈 그룹 회장과 함께 지난달 롯데케미칼 말레이시아 공장 준공식, 롯데제과 인도 초코파이 공장 준공식 등에 참석한 뒤 28일 귀국했다. 이어 지난 3일에는 박근혜 대통령 방중에 맞춰 경제사절단으로 상하이를 방문, 진지앙국제그룹 본사에서 샤오시아오밍 부총재를 만나 교류·협력 증진과 함께 유커(중국 관광객)의 한국 방문 확대 등을 논의했다. 지난 6~7월 롯데 백화점·면세점의 유커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50% 급감한 상황에서 유커 유치가 절실한 상황이다. 여기에 오는 12월 소공점과 롯데월드점의 면세점 영업 특허가 모두 끝나면 다시 경쟁을 거쳐 특허를 받아야 한다. 사활을 걸고 롯데가 범국가적 관광사업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는 셈이다.
이봉철 정책본부 지원실장(부사장)은 ‘지배구조 개선 실무 태스크포스(TF)’의 팀장을 맡아 순환출자고리 해소 작업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창원 롯데 자이언츠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이 대표는 신 회장에게 여러 지원 방안을 수시로 보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 회장이 그룹 이미지 개선을 위해 자이언츠 프로야구단을 직접 챙기겠다고 나선데다 신동인 구단주 직무대행까지 사임, 사실상 구단주 대행 역할을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롯데 관광 3사 대표도 황금연휴를 앞두고 중국 일본 태국에서 대규모 로드쇼를 진행한다. 이홍균 롯데면세점, 송용덕 호텔롯데, 박동기 월드어드벤처 사장 등은 8일 중국 상하이에서 ‘2015 롯데 트래블 마켓 차이나’를 개최한다. 이어 이달 24∼27일에는 일본, 다음 달 2∼4일에는 태국으로 건너가 현지 여행사 관계자를 초청해 관광객 유치 활동을 펼친다. 이들은 한국 관광 자원의 우수성과 더불어 롯데의 관광·쇼핑·문화·숙박 인프라를 활용한 여행 상품을 설명할 계획이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
롯데 사장들, ‘그룹 구하기’ 총출동
입력 2015-09-07 1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