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오리나 “미국, 난민 받아들여선 안 돼”…방관하는 미국

입력 2015-09-07 09:35
미국 공화당의 대권 도전자들이 시리아 난민을 더 받아들이라는 국제사회의 요구에 난색을 표명했다.

칼리 피오리나 전 휴렛팩커드 최고경영자는 6일(현지시간) CBS방송의 ‘페이스 더 네이션’ 인터뷰에서 “인도적 지원이라면 미국은 할 만큼 했다”며 “슬프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난민수용 기준을 완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피오리나는 “테러리스트가 미국에 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전쟁으로 황폐화한 시리아에서 오는 이들 중에 누구를 받아들일지 매우 신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2011년 시리아 내전이 시작된 뒤 유엔난민기구(UNHCR)로부터 시리아 난민 1만7000명을 받아들이라는 권고를 받았다.

그러나 ‘이슬람국가’(IS)와 같은 극단주의 세력의 근거지인 시리아에서 위험인물이 침투할 가능성을 우려해 지금까지 1800명의 난민만을 받는 데 그쳤다.

시리아 사태가 불거진 이후 4년 동안 발생한 난민은 현재 41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며 유럽은 이들 난민의 유입에 따른 사회, 경제적 위기를 우려하고 있다.

다른 공화당의 대선 경선후보인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도 시리아 난민을 더 많이 받아들이라는 제안에 반대했다.

케이식 주지사는 “우리도 책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문제는 근본적으로 유럽이 대처해야 한다”며 시리아 난민을 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공화당 잠룡인 랜드 폴(켄터키) 상원의원은 최근 CNN방송 인터뷰에서 “우리가 난민에게 따뜻한 국가로서 많은 난민을 받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지만 전 세계를 품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난민 수용에 제한을 두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인사들도 난민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면서도 수용을 확대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불투명한 입장을 취했다.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은 지난 3일 허핑턴포스트 인터뷰에서 “미국은 갈수록 위태로워지는 난민 위기를 완화하려고 더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수용자 확대는 언급하지 않은 채 요르단, 레바논, 터키 등지에 있는 대형 난민캠프와 같은 시설을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거론했다.

민주당의 대선 경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은 지난 5일 MSNBC와의 인터뷰에서 “유럽이 자기 몫을 하듯이 미국도 우리 몫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리아 난민 사태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기 위해 온건파 반군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마틴 뎀프시 미국 합참의장은 6일 ABC방송 ‘디스 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난민 문제는 문명화한 국가들이 공동으로 짊어질 책임”이라며 미국이 더 많은 난민을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