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내년 총선의 ‘공천룰’을 결정할 10차 혁신안 발표 이후 과감한 인적 쇄신 주장을 포함한 ‘정풍운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헌·당규 재·개정을 전제로 한 ‘제도적 혁신’만으로는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한 혁신위원은 연일 혁신위를 비판하며 당의 ‘체질개선’을 주장하고 있는 안철수 전 대표와도 혁신위가 함께 논의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한 혁신위 관계자는 6일 “10차 혁신안이 발표되고 나면 혁신위는 본격적으로 정치를 시작할 것 같다”면서 “당 내 문제에 관해 목소리를 내겠다. 인적쇄신하려면 세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당 내 중진 등 선수(選數)로 (쇄신 대상이) 나눠지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초선도 능력이 없으면 그만둬야 한다. 정풍운동이 광범위하게 이뤄졌으면 한다”고 했다.
그간 혁신위는 ‘대표위원회 구성’ ‘시스템 공천안’ 마련 등 제도개선에 치중했다. 뿌리 깊은 계파 갈등과 불신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다만 출범 초기부터 제도 개선보다는 기득권 내려놓기, 인적 쇄신이 국민에게 직접적으로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혁신위 내부에 형성 돼 있었다고 한다. ‘왜 당 내 기득권을 가진 자들이 앞장서서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왔었다. 이동학 혁신위원은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 이후 “우리는 쇼에서도 지고 있다. 너도 나도 답답하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안 전 대표가 “혁신위의 혁신은 실패했다”면서 당의 인적쇄신과 체질개선을 적극 요구하자 오히려 최인호 혁신위원이 ‘혁신위와 만나서 함께 논의하자’고 나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 위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인적 쇄신 등 기타 당내 정치적 문제, 제도 밖의 문제에 대해 저희들도 준비를 해 왔다”면서 “가급적이면 이번 주 중에 빠른 시간 내에 안 전 대표와 만나 구체적인 내용을 직접 듣고 또 직접 들은 내용을 혁신위가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안 전 대표와 논의한 내용을 새로운 혁신안이나 성명으로 발표할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충분하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혁신위의 제안에 대해 안 전 대표는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반응이다. 안 전 대표는 “위원장께 처음 시작할 때 ‘제도개혁 치중하지 마시라. 그건 일부분’이라고 말씀 드렸었다. 그런데 반영이 안 됐다”며 “늦은 감은 있는데 그런 의견이라도 받아들여지니 다행”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국민의 따가운 시선도 느끼고 냉정하게 스스로 평가해야 한다”며 “스스로를 절대 선, 우리의 주장이 모든 게 정당하다고 생각하는 것이야말로 비혁신적인 생각인데 그 생각부터 바꿔야 혁신이 된다”고 꼬집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새정치 혁신위 "본격적으로 정치하겠다" 과감한 인적쇄신 주장 등 정풍운동 나선다
입력 2015-09-06 22: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