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축구’ 브라질은 빠르면서도 현란했다. ‘축구 천재’ 이승우(FC 바르셀로나)는 힘을 쓰지 못했다. 몸싸움에서 밀렸다. 돌파도, 드리블도 통하지 않았다. 골커녕 슈팅을 한 개도 날리지 못했다. 리틀 태극전사들은 조직력으로 맞섰지만 성인 못지않은 체격과 스피드, 기술을 갖춘 브라질 선수들을 당해내지 못했다.
최진철 감독이 이끄는 U-17 대표팀은 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2015 수원 컨티넨탈컵 U-17 국제청소년축구대회 3라운드 경기에서 0대 2로 패했다. 한국은 이번 대회를 2무1패로 마무리했다. 브라질은 2승1패가 됐다.
한국은 오는 10월 17일(현지시간) 칠레에서 열리는 2015 FIFA(국제축구연맹) U-17 남자 월드컵 B조 조별리그에서 브라질과 만난다. 이날 경기는 브라질의 전력을 탐색할 절호의 기회였다. 최전방 공격 선봉엔 이승우가 섰다. 지난 두 경기에서 선발 출전한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의 장결희는 감기 증세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은 지난해 8월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코파 멕시코대회에서 브라질에 0대 3으로 참패한 바 있다. 리틀 태극전사들은 설욕을 벼르며 그라운드에 나섰다. 하지만 경기 초반 주전들을 대거 선발 출장시킨 브라질의 화려한 공격 축구에 당황했다. 한국은 수비에 치중하며 간간이 매서운 역습을 시도했다. 한국은 역습 때 크로아티와의 2차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린 이승우에게 의존했다. 브라질은 이를 간파했다. 이승우는 브라질의 압박 수비를 쉽게 벗겨내지 못했다.
한국은 전반 14분 레오 자바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자바는 후방에서 날아온 롱패스를 잡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각이 없는 상태로 가벼운 오른발 슈팅을 날렸고, 볼은 골키퍼의 다리 사이를 통과해 그물을 흔들었다. 리드를 잡은 브라질은 서두르지 않고 볼을 돌리며 완벽한 기회를 노렸다. 전반 볼 점유율은 42대 58로 한국의 열세였다.
한국은 후반 들어 보다 과감한 공격을 전개했다. 그러나 이틀 간격으로 경기를 치른 탓에 체력이 떨어져 움직임이 좋지 않았다. 최 감독은 후반 15분 장결희를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경기 흐름은 바뀌지 않았다. 한국은 수비에서 허점을 드러내며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맞았다. 결국 경기 종료 1분 전 페널티서클 근처에서 슈팅을 허용해 추가골을 내주고 말았다.
최 감독은 U-17 월드컵 본선을 앞두고 ‘이승우 활용법’에 대한 고민에 휩싸이게 됐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한국, 브라질에 0대 2로 패배…수원컵 2무1패로 마감
입력 2015-09-06 19: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