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6일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목함지뢰 도발로 부상을 입은 전상(戰傷) 장병들을 위로방문한 뒤 “국가가 끝까지 책임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오후 전상 장병을 치료 중인 병원 2곳을 방문해 이들의 용기 있는 행동과 애국심에 거듭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이들의 가족들을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먼저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인 하재헌(21) 하사를 만나 “얼마나 든든하고 믿음직스럽고 자랑스러운지 모른다”며 위로와 격려를 전하고 빠른 쾌유를 기원했다.
박 대통령은 특히 “이렇게 다쳤는데 병원 진료비 얘기가 나온다는 거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마땅히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게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 하사가 바라는 대로 군에 복귀해서 근무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 충성심 있는 장병들을 국가가 돌보지 않으면 안된다. 다른 걱정 말고 치료에 전념해달라”고 덧붙였다. 또 수행한 한민구 국방부 장관에게도 “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라”고 지시했다.
하 하사 어머니에게는 “아들 간호 때문에 일을 그만두셨다고 들었는데 어려움이 많지 않느냐”며 물은 뒤 “어머님도 건강 잘 지키시기 바란다”고 했다. 박 대통령은 중상을 입은 하 하사를 위문할 때는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국군수도병원에 입원 중인 김정원(23) 하사를 만나 “김 하사가 깨어나자마자 부하들이 무사한지 먼저 물었다는 얘기 듣고 김 하사의 군인정신 느낄 수 있었다”며 격려했다. 박 대통령은 이들에게 금일봉을 전달했다. 박 대통령은 국군수도병원에 입원 중인 다른 장병과 가족들과도 만나 건강상태를 묻고 쾌유를 기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전상 장병이 일정기간이 지나면 병원 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보도를 접하고 대통령께서 매우 마음이 좋지 않았다”며 “오늘 병원 방문도 그게 계기가 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전상 장병들이 이제 안정적인 상태에서 치료를 받는 만큼 군인정신의 귀감을 보여준 장병들에게 거듭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위로방문을 했다”고 말했다.
하 하사는 지난달 4일 DMZ에서 수색작전을 하던 중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를 밟아 오른쪽 다리 무릎 위쪽과 왼쪽 다리 무릎 아래쪽을 절단했다. 김 하사는 DMZ 지뢰 사고로 오른쪽 발목을 절단하는 부상을 입었다.
박 대통령의 병원 방문에는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 김요환 육군참모총장, 주철기 외교안보수석 등이 수행했다. 박 대통령의 위로방문은 지난 4일 중국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뒤 첫 공식일정이다.
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
박대통령 전상장병에 "국가가 끝까지 책임. 진료비 얘기 있을 수 없다"
입력 2015-09-06 1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