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에일란 쿠르디의 죽음은 지구촌을 일순간에 확 바꿔놓았다. 세계 각지에서 난민을 도우려는 손길이 늘어나고 있고 유럽 국가들뿐만 아니라 지금껏 난민 문제를 유럽만의 일로 생각해왔던 다른 대륙들도 난민 문제에 팔을 걷어부치고 있다. 유엔은 오는 30일 정상회의를 소집해 난민 문제를 논의할 계획이다.
AP통신 등은 5일(현지시간) 유하 시필레(53) 핀란드 총리가 자신의 집을 난민들에게 내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핀란드 중부 킴페레에 있는 자신의 집을 내년 1월부터 난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방할 예정이다.
정보통신(IT) 기업인 출신인 시필레 총리는 현지 방송 YLE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난민문제 해결을 위해 각자 뭘 할 수 있는지 생각해야 한다”면서 “모든 일을 사회가 하도록 맡기기는 쉽지만 한계가 있는 만큼 더 많은 시민이 스스로 행동할수록 상황이 더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억만장자로 불리는 이집트 통신업계의 재벌 나기브 사위리스 오라스콤 회장은 이탈리아와 그리스의 섬을 사 난민을 수용할 계획을 밝혔다. 4일 이탈리아 언론들에 따르면 사위리스 회장은 트위터를 통해 “그리스나 이탈리아가 섬을 팔면 그곳에 난민들을 수용해 직업을 제공하겠다”면서 “수십만명의 지중해 난민들이 그들만의 국가를 건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럽 축구계도 난민 돕기에 나섰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은 난민들을 위해 100만 유로(약 13억2800만원)를 기부하고 난민 청소년 훈련 캠프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카를 하인츠 바이에른 회장은 “위기에 처한 난민들을 돕는 것이 우리의 사회적, 정치적 책임“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도 성명을 통해 “전쟁과 죽음을 피해 고향을 떠나야만 했던 난민들을 돕기 위해 100만 유로를 기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영국은 난민 캠프에서 직접 시리아인을 이주시키는 ‘취약자재배치’ 프로그램을 확대, 1만5000여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할 것으로 전해졌으며 유럽과 멀리 떨어진 뉴질랜드 정부도 시리아 난민 100명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난민 문제에 팔 걷어부친 핀란드 총리 집 내놓고 이집트 재벌 섬 통째로 사
입력 2015-09-06 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