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문지영, 부조니 콩쿠르에서 한국인 첫 우승

입력 2015-09-06 16:03

피아니스트 문지영(20·사진)이 권위있는 부조니 콩쿠르에서 한국인으로는 처음 우승했다.

문지영은 지난 5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볼자노에서 막을 내린 제60회 부조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했다. 이탈리아가 낳은 세계적 피아니스트 겸 작곡가 페루치오 부조니(1866~1924)를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이 콩쿠르는 ‘피아노 여제’ 마르타 아르헤리치 등을 배출했다. 1위를 잘 내지 않는 콩쿠르로 유명해서 2000년대 이후만 봐도 단 3명에게만 1위를 허락했다. 한국인으로는 1980년 서혜경과 1997년 이윤수가 ‘1위 없는 2위’로 우승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중인 문지영은 ‘피아노 없는 피아니스트’로 유명하다. 전남 여수에 사는 부모가 장애 때문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생활하고 있어서 그는 어린 시절 피아노를 가지지 못했다.

5살 때 피아노를 시작한 그는 교회와 학원 피아노로 연습을 하며 피아니스트의 꿈을 키웠다. 경제적인 이유로 검정고시로 중·고교 과정을 마친 그는 14살 때부터 재능을 알아본 한예종 김대진 교수에게 레슨을 받아왔다. 지난해 한예종에 수석으로 입학한 뒤 다카마쓰 국제 콩쿠르와 제네바 국제 콩쿠르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