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15일 한국 축구는 레바논에서 ‘참사’를 당했다. ‘조광래호’가 2014 브라질월드컵 3차 예선에서 1대 2로 패한 것이다. 최강희 감독이 설욕을 다짐하며 2013년 6월 레바논 원정을 떠났지만 1대 1 무승부를 거뒀다. 한국은 최근 3차례 레바논 원정에서 2무1패에 그쳤다. 한국이 레바논 원정에서 마지막으로 이긴 것은 1993년 5월 치른 1994 미국월드컵 1차 예선이다. ‘슈틸리케호’는 라오스전 8대 0 대승의 여세를 몰아 이번엔 레바논 원정 징크스를 깨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국은 8일 밤 11시(한국시간) 레바논 남부도시 시돈에서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G조 3차전에서 레바논과 맞붙는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7위인 한국은 133위인 레바논과의 상대 전적에서 7승2무1패로 앞서 있다.
이번 레바논 원정엔 라오스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한 손흥민(23·토트넘)이 빠진 대신 구자철(26·아우크스부르크)과 박주호(28·도르트문트)가 가세했다. 2선 공격수 구자철은 레바논과 인연이 깊다. 2011년 레바논 원정에서 졌을 때 골을 넣었고 2012년 6월 치른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홈경기에서 3대 0 승리했을 때에도 득점을 올렸다. 레바논전에선 수비에 더 신경을 써야 하기 때문에 수비형 미드필더 박주호의 역할이 중요하다. 라오스전 하이라이트를 봤다는 박주호는 “유럽파들과 K리거들이 합심해 분위기가 좋아 보였다”고 평가했다.
반면 레바논 대표팀은 안팎으로 흔들리고 있다. 현재 레바논은 시위로 어수선하다. ‘쓰레기를 치워 달라’는 요구로부터 시작된 시위는 정권 퇴진 운동으로 확산됐다. 축구와 정치는 별개이지만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레바논 대표팀은 주전 선수들이 이탈해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레바논 언론에 따르면 2011년 11월 한국전에서 결승골을 넣은 압바스 아트위와 칼레드 타카지가 최종 명단에서 빠졌다. 핵심인 아트위와 타카지는 지난 5월 지휘봉을 잡은 미오드라그 라둘로비치(몬테네그로) 감독으로부터 선발을 보장받지 못하자 돌연 은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4년전 레바논 대참사… “이번엔 극복!”
입력 2015-09-06 1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