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팸은 결재대행업체의 개인정보 장사…30대 직장인 하루에 4~5건

입력 2015-09-06 16:05

“우리나라 30대 직장인은 일평균 4~5건의 스팸을 받습니다… 미국이나 프랑스에 비해 300배 이상 스팸에 노출된 환경에 있습니다.”(지난 6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이경호 고려대 교수)

지긋지긋한 악성·음성 스팸의 원인은 결국 통신사 결제대행업체(PG사)의 개인정보 장사였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수사 당국은 불법적으로 개인정보를 매매·이용한 이들을 재판에 넘기는 한편 스팸신고 상위 업체들을 상대로 불법 정보유출 여부를 계속 점검할 방침이다.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장)은 이모(43)씨 등 음란폰팅업체 운영자 3명과 이들에게 개인정보를 넘긴 PG사 직원 한모(41)씨 등 2명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6일 밝혔다. 신모(43)씨 등 폰팅업체 직원 5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이씨 등은 날씨 정보 등을 제공하는 ‘060 서비스’ 이용자 21만여명의 생년월일·성별·휴대전화 번호를 PG사에서 넘겨받아 스팸문자 770여만건을 발송한 혐의다. 이들은 해커를 통해 얻은 포털사이트 계정 1만2600여건도 범행에 활용했다. 이들은 전화를 걸어 잠깐 벨이 울린 뒤 끊어지게 하는 일명 ‘원링’ 방식으로 회신을 유도, 불특정 다수가 비싼 통화료의 음란전화를 걸게끔 했다. ‘성우가 읽어주는 야설(야한 소설)듣기’ 등 서비스를 제공하며 3억원가량 부당이득을 챙겼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음성 스팸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증했고 분석한 바 있다. 전체적인 불법스팸 신고는 2011년 5000만건에서 지난해 1000만건대로 감소했지만, 음성 스팸은 지난해 1분기 21만건에서 올 1분기 150만건으로 크게 늘어난 상황이다. 문자 형태로 기록이 남지 않는 음성 스팸은 불법 판단 여부에도 많은 비용이 필요해 큰 문제였다.

합수단은 스팸에 개인정보범죄가 동원된 점을 확인한 만큼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060 광고 대상 회선을 정지·차단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키 위한 유관기관 협의도 예정돼 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