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까지 움직인 쿠르디의 죽음… 레알·뮌헨 난민 구호성금

입력 2015-09-06 14:10

유럽 축구계가 유럽 난민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밀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명문구단 레알 마드리드는 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스페인으로 넘어온 난민들을 돕기 위해 돕기 위해 100만 유로(약 13억원)을 기부할 것”이라며 “전쟁과 죽음을 피하기 위해 터전을 버리고 온 남자들과 여자들, 어린이들을 돕겠다”고 발표했다.

레알 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즈 회장은 전날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와 통화해 스페인에 온 난민들을 어떻게 도울지 논의했고,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는 난민 어린이들에게 클럽의 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고, 스포츠 용품도 제공하기로 했다.

최근 시리아의 세 살배기 아이 아일란 쿠르디가 가족과 함께 시리아를 탈출해 터키를 거쳐 소형보트를 타고 지중해를 건너던 중 배가 전복돼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유럽 난민 문제는 전 세계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유럽 축구계도 액션을 취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은 지난 3일 이에른 뮌헨은 3일 난민들을 위해 100만 유로를 기부하고 난민 청소년 훈련 캠프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카를 하인츠 바이에른 회장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위기에 처한 난민들을 돕는 것이 우리의 사회적, 정치적 책임”이라고 밝혔다. 바이에른은 난민들에 음식, 독일어 교육 등도 제공할 계획이다.

독일 2부 리그의 장크트 파울리는 8일 치르는 도르트문트와의 홈 친선경기에 난민 1000명을 초청했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을 차지한 독일 대표팀 선수들은 비디오에 출연해 독일로 건너온 난민들에 대한 적개심을 비판하며 존중과 도움, 통합을 촉구했다.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 셀틱 역시 난민 구호자금 마련을 위한 자선경기 개최를 약속했다. 또 2015-2016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에 오른 32개 팀은 UEFA에 난민 지원 제안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반인종차별과 인도주의를 강조하는 유럽 축구 클럽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부패 스캔들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을 부끄럽게 하고 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