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 미화 표지로 홍역을 치른 남성잡지 맥심이 필리핀 성매매 르포를 지면에 실은 사실이 알려져 재차 논란이 일고 있다.
맥심이 지난달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 공개한 ‘현장 르포: High&Dry Manila’ 기사가 6일 재조명됐다. 필리핀 원정 매춘 후기를 담은 르포다. 8월호와 9월호 지면에 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르포는 “필리핀 마닐라 구 시가지이자 관광객이 모여드는 지역인 말라테. 밤은 그곳에 정욕과 환락의 색채를 입힌다. 매춘이 산업의 중심이며 마약의 유혹이 곳곳에 도사린 말라테에서의 경험은 경악의 연속이었다”는 글로 시작한다.
초반에는 필리핀 공항 택시, 음식점 이용 후기 등 평범한 내용이 이어진다. 하지만 이내 본론으로 들어간다. 수년간 현지 거주 중인 한 한국인 남성의 말을 통해 적나라한 성매매 실태를 전했다.
가격에 따른 성매매 방식 차이가 자세히 소개됐다. 르포는 이를 “흥미로운 이야기”라고 표현했다. 현지 성매매 여성들의 사진도 첨부됐다.
인터넷에는 “표지는 빙산의 일각이었다” “너무 충격적이다” “이런 잡지인 줄 몰랐다” “여태껏 논란이 되지 않은 게 신기할 정도다”라는 비판이 빗발쳤다. 일각에서는 “폐간이 답이다”라는 거친 반응까지 나왔다.
맥심코리아 측은 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해당 르포 기사는 필리핀 현지 성매매 여성들의 현실을 가감 없이 전함으로써 그 배경이 된 필리핀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를 고발하려는 목적으로 작성됐다”며 “나아가 매춘 산업 자체에 대한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키고자 하는 취지였다”고 해명했다.
이어 “본보에서 직접 작성한 게 아니라 현지 프리랜서 기자에게 받아 실은 것”이라며 “지면에 실린 전체 기사에는 비극적이고 슬픈 현실이 다뤄졌다”고 덧붙였다.
앞서 맥심코리아는 9월호 표지와 지면에 여성 납치·살해·시신유기를 연상시키는 화보를 실어 국내외적인 반발을 샀다.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9월호를 전량 회수해 폐기하고 판매수익은 여성인권단체 등에 전액 기부하겠다”고 밝혔으나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성범죄 화보는 빙산의 일각” 맥심, 필리핀 매춘 르포까지
입력 2015-09-07 00:07 수정 2015-09-08 1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