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의도적으로 중국의 열병식 시간에 맞춰 군수공장 시찰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북중접경지역인) 신의주의 측정계기공장을 현지지도(시찰)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이 시찰 날짜는 밝히지 않았지만, 김정은 제1위원장의 전날 활동을 보도해온 관례로 미뤄볼 때 중국의 열병식이 열렸던 3일로 보인다.
또 통신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손목에 찬 시계는 11시 13분쯤을 가리키고 있다. 다른 야외사진의 배경을 통해 오후가 아닌 오전임을 알 수 있다.
북한이 지난달 15일부터 한국시각보다 30분 늦은 표준시인 '평양시'를 적용한 점을 감안하면 김정은 제1위원장은 우리 시간 오전 11시 43분 전후로 공장을 돌아본 것이다.
평양에서 신의주까지 160여 ㎞ 떨어져 있음을 고려하면 그는 이날 아침 일찍 신의주로 향했거나 아니면 전날 신의주에 도착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시찰과 같은 시각, 항일전쟁 및 세계 반(反)파시스트 전쟁 승전 70주년(전승절) 열병식이 시진핑(習近平) 주석이 박근혜 대통령 등과 나란히 사열하는 가운데 중국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에서 열리고 있었다.
김정은 제1위원장도 열병식에 초대를 받았지만 가지 않았다. 대신 최룡해 북한 노동당 비서가 참석했다.
열병식은 한국시간 오전 11시(현지시간 오전 10시)에 시작해 1시간 30분 가량 진행됐다.
김정은 제1위원장의 이동 및 시찰 시간과 중국의 열병식이 상당 부분 겹치는 셈이다.
북한이 일부러 이렇게 시찰 일정을 짰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은 제1위원장은 평양 근교의 경우에는 오전에, 지방은 오후에 보통 시찰에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사실일 경우 악화된 북중관계의 골이 생각보다 깊다는 방증으로 해석될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김정은이 중국 열병식 모습을 보기 싫어 고의로 비슷한 시간을 선택해 시찰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6일 말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
“김정은 손목시계, 3일 11시13분 가리켰다?” 中열병식 의도적 군수공장 시찰?
입력 2015-09-06 09: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