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들 “생큐, 오스트리아!”

입력 2015-09-05 17:34
헝가리의 부다페스트를 떠난 난민 수천명이 꿈에 그리던 오스트리아 땅을 밟았다.

독일과 오스트리아가 5일(현지시간) 헝가리를 통해 들어오는 난민을 제한 없이 받아들이겠다고 발표한 후 모두 3천∼4천 명의 난민이 버스로 헝가리를 출발해 오스트리아에 도착했다고 AFP통신 등은 보도했다.

쏟아지는 비 속에서 담요를 걸치고 걸어서 국경을 넘는 난민들의 모습은 고단한 여정 탓에 몹시 지쳐보였지만 희망의 땅을 밟는 순간 난민들 얼굴에는 안도감과 기쁨이 숨길 수 없이 드러났다. 이들은 오스트리아 자원봉사자들이 나눠주는 물과 바나나를 받고 활짝 웃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생큐, 오스트리아!”를 외쳤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시리아 출신 난민을 조건 없이 수용하겠다고 밝힌 이후 난민 유입이 급증, 헝가리로 들어온 난민 수가 두 달 전 하루 2천 명에서 최근에는 3천 명 이상으로 늘었다.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 켈레티 기차역 등에서 노숙하며 서유럽행 열차를 기다리던 난민들은 기차 탑승이 어려워지자 오스트리아 빈까지 241㎞를 걸어서 가겠다며 도보행진에 나섰고 혼란이 가중되자 헝가리 정부는 버스를 동원해 이들을 국경까지 실어주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날 도착한 난민들 가운데 독일로 가기를 원하는 사람들은 특별 열차를 타고 빈까지 더 이동해 독일로 들어가게 된다. 오스트리아에 정착을 원하는 사람들은 남아서 망명 신청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많은 난민이 최종 정착지로 독일을 택할 것으로 보여 독일 정부는 난민 보호시설을 추가로 건설하고 망명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종합 난민대책을 6일 확정할 방침이다.

우관식 선임기자 ksw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