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존' 진짜로 있네...MLB 스트라이크 오심 순위서 전체 9위

입력 2015-09-05 09:14

대다수 한국의 메이저리그 팬들은 ‘추신수 (스트라이크)존’에 대해 확신한다. 추신수가 타석에 섰을 때 스트라이크 존에서 벗어난 볼을 주심이 스트라이크로 판정하는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하지만 단순히 한국 팬들의 ‘팬심(心)’만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미국 스포츠전문 매체인 ESPN이 4일(현지시간) 소개한 내용을 보면, 추신수는 올해 심판의 스트라이크 오심 판정에 자주 당한 희생양이었다.

추신수는 전날까지 출전한 경기에서 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공의 11.8%를 스트라이크로 판정받아 메이저리그 전체 타자 중 이 부문 9위에 올랐다.

1위는 14.1%를 기록한 닉 마카키스(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고 브록 홀트(보스턴 레드삭스·14.0%), 맷 카펜터(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13.8%)가 뒤를 이었다.

ESPN이 소개한 내용에 따르면 추신수가 스트라이크 오심의 희생양이 된 건 다른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 왼손 타자이기 때문이다. 유독 추신수를 포함한 왼손 타자들이 스트라이크 판정에서 손해를 자주 본다고 ESPN은 분석했다.

실제 ESPN이 집계한 이 순위에서 오른손 타자는 28번째에서야 등장한다. 27위까지 스트라이크 오심의 희생양들은 모두 왼손 타자 또는 양쪽 타석에 들어서는 스위치 타자다.

좌타자가 스트라이크 판정에서 손해를 보는 이유에 대해 글을 쓴 ESPN의 칼럼니스트 버스터 올니가 전한 전문가의 견해는 흥미롭다. 그 이유는 바로 포수가 죄다 오른손잡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른손에 미트를 끼는 왼손잡이 포수는 현재 메이저리그에 없다.

왼손 타자가 들어서면 포수들은 투수에게 바깥쪽으로 유인구 또는 스트라이크를 던지라고 요구하는데, 포수는 손이나 어깨를 옆으로 움직일 필요 없이 바깥쪽으로 들어오는 공을 앞으로만 뻗어 편하게 잡기에 고도의 프레임(스트라이크 존을 벗어난 공도 마치 스트라이크인 양 잡는 기술)으로 주심의 눈을 속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반해 오른손 타자가 들어설 때 이 타자의 바깥쪽으로 공을 요구하려면 포수는 미트를 홈 플레이트 바깥으로 향하고 왼팔을 사선으로 뻗어 공을 잡아야 한다. 이럴 때에는 프레임을 형성하기 어려워 주심의 눈을 속이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