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컴컴한 바다뿐” 세월호 속 마지막 사진

입력 2015-09-04 20:39 수정 2015-09-04 20:51

창문 밖으로 보이는 건 오로지 어두운 바다뿐이었습니다. 선실에 남아있던 친구들은 울부짖을 뿐이었죠. 이들 중 구조된 이는 하나도 없습니다. 지난해 4월 16일, 세월호 선실 안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세월호 참사 희생 학생의 핸드폰에 남아있던 사진 한 장이 다시금 네티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습니다. 단원고 고 김주희양의 어머니 이선미씨가 지난해 12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이었는데요. 그는 “세월호 선내가 정전된 상태에서 90도 이상 기울어졌는데도 아이들이 생존해 있는 것을 보여주는 사진”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사진이 다시금 네티즌들에게 회자된 것은 페이스북 페이지 ‘손석희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로 소중한 딸을 떠나보낸 이선미님이 공개한 한 장의 사진”이라며 이 사진을 공개했기 때문입니다. 3일 올라온 이 사진은 5377명이 ‘좋아요’를 누르고 376명이 공유를 했는데요. 한 네티즌은 “오늘 가슴이 찢어지는 사진 2장을 본다. 하나는 시리아 3살 난민 아이의 사진, 또 하나는 바로 이 사진”이라며 안타까운 심경을 토로했죠.

지난해 마지막 날에 공개된 이 사진은 방송과 신문 등에서 소개되지 못했습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의 SNS 등으로 전달될 뿐이었죠.

세월호 휴대폰을 복구하는 디지털 포렌식(PC나 노트북, 휴대폰 등 각종 저장매체 또는 인터넷에 남아있는 디지털 정보를 분석해 범죄 단서를 찾는 수사기법) 작업은 김인성 전 한양대 교수의 주도 아래 아직도 진행 중입니다. 그는 복구된 데이터가 잊혀지거나 사라질까봐 불안에 떨고 있죠. 정확했던 사고 시간과 보고 체계 방식, 에어포켓 존재 유무와 사고 원인 규명의 결정적 증거가 모두 이 디지털 자료에 담겨있습니다.

김동우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