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병식에서도 거침없이 드러난 중국의 인터넷 검열…중국 네티즌들의 흥미로운 패러디도 눈길

입력 2015-09-04 17:05

‘자동차를 탄 곰돌이 푸’, ‘펑리위안 스타일 드레스’. 중국의 항일승전 70주년 열병식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화제가 됐다.

4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열병식이 열리던 3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 주요 SNS와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유명한 아기곰 캐릭터 ‘곰돌이 푸’ 인형이 장난감 자동차에 앉아있는 사진이 확산됐다. 사진에는 아무 설명도 달리지 않았지만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자국산 훙치 리무진을 타고 군인들을 사열한 모습을 빗댄 유머였다. 시 주석의 별명 중 하나가 ‘곰돌이 푸’이기 때문이다.

중국 네티즌들은 지난 2013년 시 주석의 미국 방문 당시에도 시 주석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나란히 걸어가는 장면을 푸와 그 친구인 호랑이 캐릭터 ‘티거’가 함께 걷는 모습과 비교하는 사진을 SNS에 올린 적이 있다. 자동차를 탄 곰돌이 푸 사진은 웨이보에서 6만5000차례나 공유되며 인기를 끌었으나 중국 당국의 인터넷 검열에 걸려 오래지 않아 곧 사라졌다.

열병식 도중 다소 지친 듯한 시 주석의 표정에 ‘너무 더워 죽을 것 같아’라는 자막을 입혀 희화화한 사진도 올라왔으나 중국 당국의 ‘칼날’을 피하진 못했다.

중국의 인터넷 쇼핑몰 ‘타오바오’에는 열병식에서 시 주석의 아내인 펑리위안 여사가 입은 것과 유사한 붉은색 드레스를 판매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지만 정작 ‘펑리위안 스타일 드레스’, ‘위안위안(펑여사의 별명) 스타일 드레스’ 등 관련 검색어를 입력하면 검색이 되지 않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시 주석이 사열 도중 왼손으로 경례하는 듯한 모습도 인터넷에서 논란이 되자 당국은 인민일보를 통해 “시 주석이 손을 들어 화답하는 모습이 경례하는 것처럼 보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