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자기과대평가. 손바닥으로 하늘가리는 것” 대일압박

입력 2015-09-04 16:09 수정 2015-09-04 16:10
4일 오전 중국을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한·중 공동으로 개최되는 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에 참석해 전시관을 관람 하고 있다. 상하이=서영희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4일 게재된 중국 인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역사는 유구히 흘러 영원히 남는 것”이라며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것이나 다름없으며,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재 동북아에서 벌어지는 각종 갈등과 대립을 평화와 협력의 질서로 만들기 위해서는 역내 국가 간 올바른 역사인식을 토대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려는 공동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전제될 때 과거 역사가 남긴 상처가 치유되고 극복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언급은 사실상 일본을 겨냥해 과거사 및 위안부 문제에 대한 태도 변화를 다시 한번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공산당의 대표적 기관지인 인민일보와의 인터뷰는 박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기 전에 서면으로 진행됐다. 박 대통령은 인터뷰에서 한·중 양국의 미래지향적 발전 의지를 강조하면서 동시에 일본에 대해서도 올바른 역사인식 정립을 거듭 촉구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일본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역사인식’과 ‘과거사’를 명시적으로 거론하면서 일본을 압박했다.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한다(不自量力)” 등의 표현을 쓰면서 일본에 대한 경고 메시지도 전했다.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역내 국가간 올바른 역사인식을 토대로 한 새로운 미래”를 언급해 한·중·일 3국의 동북아 협력체제 복원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또 “동북아 지역에서 공동의 인식을 바탕으로 상호협력을 증진시키는 패러다임은 매우 중요하다”며 “한국이 현재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을 추진하고 한·중·일 3국 정상회의의 재가동을 위해 노력하는 것도 협력의 관행을 통해 신뢰의 새 질서를 만들기 위해서”라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중국 전승절 기념행사 및 한·중 정상회담에 대해선 “동북아 지역에서 보다 미래지향적인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중요한 전환점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한·중 관계를 미래지향적으로 계속 발전시켜 나간다면 중국몽(中國夢)과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 재개관식에 대해선 “한국과 중국 두 나라가 함께 어려움을 극복했던 ‘환난지교(患難之交)’의 역사를 돌아보는 좋은 계기”라고 평가했다.

상하이=남혁상 기자 hs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