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4일 안철수 의원을 겨냥해 “당을 책임졌던 사람들이 혁신의 반대편에서 자신의 기득권, 자신의 정치를 위해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안철수가 기득권이라 생각하는지 혁신위에 묻고 싶다”며 정면 반발했다. 비주류 진영에서도 안 의원을 옹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재인 체제’와 보폭을 맞추고 있는 혁신위와 비주류 진영 간의 갈등이 폭발할 조짐이다.
김상곤 혁신위원장은 9차 혁신안을 발표하면서 “지금 우리 당은 다시 분열의 내홍에 휩싸이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혁신위를 흔들고 혁신안을 바꾸려는 의도에 대해 혁신위는 강력히 경고한다”고 말했다. 안 의원이 지난 2일 “혁신안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공감대는 거의 없다”며 “당의 혁신은 실패한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한 반박인 셈이다.
김 위원장은 “책임지지 않는 사람, 국민과 당원이 아닌 계파와 기득권을 위했던 사람들이 지도부에 있었기에 우리 당이 지금 혁신의 수술대 위에 있는 것”이라며 “심지어 당의 이름으로 열매를 따먹고 철새처럼 날아가려는 사람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안 의원에 대해 “(혁신위를) 폄하하는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예의에 벗어나는 것 아니냐”며 “대표를 했던 분으로, 우리 당 위기에 일말의 책임이 있으리라 보는데 성급하고 무례한 얘기를 하는 것은 무책임한 면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안 의원도 강한 어조로 재반박했다. 그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러 사람의 공통적 견해가 (당이) 변한 것을 느끼지 못하겠다고 한다. 총선은 물론 2017년 정권교체가 힘들다고 한다”며 “그 말씀을 대신 전달한 것이다. 혁신위가 흥분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 생각을 전달하고 공론화하자는 것인데 그 말을 막으면 되겠나”라며 “국민 평가가 미흡하다면 (혁신위가)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비주류 진영도 안 의원을 옹호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평화방송 라디오에 나와 “안철수 의원의 혁신위에 대한 평가도 긍정적으로 본다. 더 혁신해야하는데 혁신하지 못한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박영선 의원도 CBS라디오에 나와 “그동안의 혁신위가 어떤 국민적 관심사를 모으거나 아니면 국민에게 ‘아, 맞다, 저거다’라고 이렇게 어떤 핵심을 찌르는 혁신안을 발표하지는 못했지 않나 하는 생각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혁신위는 계파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도부 체제를 최고위원회에서 대표위원회로 변경하는 안을 마련했다. 대표위원회는 당 대표, 원내대표, 여성·청년·노동·민생 등 4개 부문 대표, 5개 권역 대표 등 11명으로 구성된다.
혁신위는 또 논란이 되고 있는 특수활동비를 카드화할 것을 제안했다. 또 선거 연령을 만 18세로 낮추고, 선거 개표 시 수개표 원칙을 적용할 것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런 혁신안도 당내 갈등 탓에 빛이 바래는 모양새다.
임성수 고승혁 기자 joylss@kmib.co.kr
‘문재인 체제’와 보폭 맞추고 있는 혁신위, 안철수 정면 충돌
입력 2015-09-04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