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범죄를 연상시키는 표지로 논란을 일으킨 남성지 맥심 코리아가 뒤늦게 공식 사과했다. 국내뿐 아니라 맥심 본사의 대변인까지 “이 문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하자 뒤늦게 잘못을 인정한 셈이다.
맥심 코리아는 4일 “저희 MAXIM 한국판은 최근 발행된 2015년 9월호 뒷면과 해당 기사란에 부적절한 사진과 문구를 싣는 실수를 범했다”며 “범죄 현장을 잡지 화보로 연출하는 과정에서 결코 범죄행위를 미화하려는 의도는 없었습니다만, 그 의도가 무엇이었든 간에 그것은 전적으로 저희의 잘못이었음을 인정한다.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저희는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반성하여 현재 전국에서 판매 중인 9월호를 전량 회수하여 폐기하도록 자발적으로 조치하겠다”며 “이미 판매된 9월호로 인해 발생한 판매수익은 전액 사회에 환원하도록 하겠다. 수익금 모두를 성폭력예방 또는 여성인권단체에 기탁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맥심 코리아는 9월호 표지에 청테이프로 다리를 감은 여성 모델의 맨다리가 검은 승용차 트렁크에 삐져나와 있는 모습을 실었다. 악역을 주로 연기하는 배우 김병옥은 트렁크에 손을 얹은 채 담배를 피우는 포즈를 취했다. 해당 표지가 공개 되자 성범죄를 미화한다는 비난이 거세게 일었다.
이에 맥심 코리아 이영비 편집장은 지난달 22일 홈페이지를 통해 “일부에서 우려하는 성범죄를 성적 판타지로 미화한 의도는 전혀 없다”며 “영화 등에서 작품의 스토리 진행과 분위기 전달을 위해 연출한 장면들처럼, 이번 화보의 맥락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그려 넣은 범죄의 한 장면을 극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논란은 해외까지 번졌다. 영국 패션지 코스모폴리탄UK는 지난 2일 맥심 코리아의 표지 사진을 ‘역대 최악의 표지’라고 거세게 비판했다. 뒤이어 맥심 본사인 맥심US 대변인 도 미국 허핑턴포스트에 “맥심 코리아의 표지와 관련 기사는 아주 심각하다”며 “우리는 이 문제를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맥심 코리아 사과문 전문.
저희 MAXIM 한국판은 최근 발행된 2015년 9월호 뒷면과 해당 기사 란에 부적절한 사진과 문구를 싣는 실수를 범했습니다. 또한 지금까지 MAXIM을 사랑해주신 많은 독자님들께도 이번 일로 인하여 실망감을 안겨드렸다고 생각합니다.
범죄 현장을 잡지 화보로 연출하는 과정에서 결코 범죄행위를 미화하려는 의도는 없었습니다만, 그 의도가 무엇이었든 간에 그것은 전적으로 저희의 잘못이었음을 인정합니다.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저희는 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반성하여 현재 전국에서 판매 중인 9월호를 전량 회수하여 폐기하도록 자발적으로 조치하겠습니다. 또한, 이미 판매된 9월호로 인해 발생한 판매수익은 전액 사회에 환원하도록 하겠습니다. 수익금 모두를 성폭력예방 또는 여성인권단체에 기탁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MAXIM 한국판 편집장 이영비 올림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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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심 본사까지 규탄하자 결국… “9월호 전량 폐기, 수익금도 기부”
입력 2015-09-04 1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