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해변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아일란 쿠르디의 사진이 난민수용에 소극적이던 영국 정부의 태도를 바꿨다.
영국 언론들은 쿠르디의 사진이 전 세계에 슬픔과 충격을 던지면서 그동안 난민 수용에 반대하던 영국이 수천 명의 시리아 난민을 수용할 것이라고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국내외의 압박에 굴복해 수일 내로 이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언론들은 전했다.
영국이 수용할 난민의 숫자나 수용 장소 등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독일이 받아들이기로 한 1만 5000 명에는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가디언은 전망했다. 영국은 지금까지 난민캠프의 난민 200명만 수용했다.
쿠르디의 사진을 보기 전까지만 해도 캐머런 총리는 “난민사태는 유럽국가가 더 많은 난민을 받아들인다고 해서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난민 수용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세살 난민 꼬마의 비극적인 사진이 공개된 후 난민을 더 많이 수용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 사이에서 터져 나오면서 영국 정부도 닫힌 문을 열기로 했다.
실제 캐머런 총리는 이날 “영국은 도덕적인 나라이며 우리의 도덕적 책임들을 이행할 것”이라고 말하며 하루 만에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
세살 꼬마의 죽음에 영국도 굴복…난민 수천명 받기로
입력 2015-09-04 10: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