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협박·폭행’ 지역 일간지 기자 검찰 송치

입력 2015-09-03 20:18

제주서부경찰서는 공무원을 협박하고 폭행한 혐의(협박 및 상해)로 제주지역 J일보 현모(41)기자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3일 밝혔다.

현 기자는 지난달 19일 밤 11시40분쯤 제주시 연동 사거리에서 우연히 제주시청 백모(57) 국장을 만나 술자리로 이동하던 중 “공무원을 그만 두게 만들겠다”는 취지의 협박을 하고, 수차례 폭력을 휘둘러 백 국장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다.

경찰은 백 국장의 신고와 달리 해당 기자가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자 CCTV 등을 분석·조사한 결과 두 사람이 말다툼을 벌이다 현 기자가 백 국장을 팔꿈치로 때리는 영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결과 백 국장은 광고업자 강모씨와 길을 걷다 현기자를 우연히 만났고 “같이 술을 마시자”고 권유, 함께 가다 시비가 붙은 것으로 드러났다.

백 국장은 “다음날 업무관계로 술을 마시지 못하겠다”며 귀가하려고 했고, 그 때 현 기자가 “공무원을 그만두게 만들겠다”며 협박과 폭행을 한 것이 확인됐다고 경찰은 밝혔다.

백 국장은 폭행을 당한 뒤 자정이 지나서 경찰 지구대를 찾아가 현 기자를 고소했다.

하지만 경찰수사가 시작되면서 사건정황이 사실과 다르게 조사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 백국장은 지난달 23일 새벽 동행했던 강씨의 자택 4층에서 투신, 요추골절 등의 중상을 입고 현재 제주시내 병원에서 치료 중이다.

백 국장은 투신 직전 동료 공무원과 일부 도의원 등에게 억울함을 호소하는 내용의 휴대전화 메시지를 보냈다.

백 국장은 경찰조사에서 “주변 인사들이 사실의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않고 고소를 취하하라고 회유, 사실 왜곡에서 오는 외로움, 공직사회의 무력감 등으로 자살을 통해 진실을 밝히고 싶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건이 불거지자 제주도공무원노조와 전국공무원노조 제주지부 등 공직 단체와 제주시민단체 등이 ‘관언유착 신고센터’를 개설, 공무원이 투신까지 이르게 된 언론의 폐해를 지적하고 나서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