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위원회(KBO)가 논란이 일어난 청주구장 CCTV 모니터를 철거하기로 결정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일 한화측에 문제가 된 청주구장 CCTV와 모니터에 대해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철거를 바란다’고 요청했고 한화는 이를 수용하기로 했다.
문제의 CCTV와 모니터는 2일 청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한화의 경기 도중 논란이 됐다. 김기태 감독은 4회말 경기도중 이기중 주심을 포함한 심판진을 3루 원정팀 더그아웃으로 불러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올해 리모델링한 청주구장의 구조상 3루 원정 팀 더그아웃은 좌익선상, 1루 홈팀 더그아웃은 우익선상을 더그아웃에서 보기 힘든 까닭에 모니터를 설치했다. 더그아웃에 설치된 3개의 모니터들 중 2개는 불펜을 비추고 1개는 더그아웃에서 사각지대인 외야 코너를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외야 코너를 실시간 보여주는 모니터가 조이스틱 조작에 따라 카메라가 비추는 방향은 물론 줌인, 아웃 기능까지 가능해 상대팀 더그아웃을 볼 수도 있게 설치돼있었다. 김기태 감독은 중요한 순간에 벤치에서 나가는 사인이 그대로 상대팀에 노출될 가능성을 염려한 어필이었다.
하지만 경기 후 CCTV 문제로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일부 야구팬들은 ‘한화가 사인을 훔치기 위해 해당 모니터와 CCTV를 일부러 설치했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야구규정 제26조에 따르면 ‘경기 시작 후 벤치 및 그라운드에서 감독, 코치, 선수, 구단 직원 및 관계자의 무전기, 휴대전화, 노트북, 전자기기 등 정보기기의 사용을 금지한다. 경기 중 구단 직원 및 관계자는 위 장비를 사용하며 감독, 코치, 선수에게 그 경기에 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아울러 ‘구단은 경기장 밖의 센터 후방 및 기타 장소에서 망원 카메라, 특수 장비가 장착된 카메라 또는 비디오 카메라 등으로 상대 배터리의 사인 촬영을 금지한다'며 '상기사항을 위반했을 경우 해당 당사자는 즉시 경기장 밖으로 퇴장당하며 필요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되어있다.
KBO 관계자는 “청주구장에 설치된 CCTV 모니터는 설치 용도에서 벗어난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고 경기운영위원과 심판위원의 보고서를 받아본 결과 오해의 소지가 발생할 수 있으니 청주구장 모니터를 없애는 것이 맞다 봤다”고 말했다.
결국 청주시는 KBO와 한화의 합의에 따라 해당 청주구장 CCTV와 모니터를 철거할 예정이다.
박효진 기자 imhere@kmib.co.kr
한화, 청주구장 더그아웃 CCTV 철거 결정…오해소지 차단
입력 2015-09-03 1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