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3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경제민주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자”고 강조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와 여당에 재벌 개혁과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남북정상회담 연내 개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등을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신자유주의로 인한 병폐에 대한 처방은 성장전략의 전환과 경제민주화”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민주화는) 잠재 성장동력을 축적하는 동시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조하는 효율적 기제”라며 “이를 통해 ‘약탈적 경제 생태계’를 극복해 ‘상생의 경제 생태계’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세표준 500억원 이상 기업에 대한 법인세 인상과 중소기업 금융조달 제도 개선 등의 정책을 담은 ‘경제민주화 시즌2’를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개혁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그 방향은 틀렸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이 추진 중인 임금피크제 도입 문제를 노사 자율에 맡기되 60세 정년 보장과 연계할 것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해고를 쉽게 하고 비정규직을 늘리는 노동개혁은 포기하고, 청년과 비정규직 일자리 문제 해결에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동시에 노동계에는 청년·비정규직 고용 확대를 위해 대기업 노동자의 근로시간 단축을 요청했다.
이 원내대표는 최근 롯데그룹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 사태로 촉발된 재벌 개혁과 관련해 “재벌과 대기업의 행태가 우리 경제의 불안요소가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대차그룹의 한전부지 매입과 대한항공의 땅콩회항 사건, 삼성물산 합병 등 최근 재벌가에서 벌어진 논란을 일일이 열거하기도 했다. 특히 롯데 그룹을 향해서는 “우리 기업인 줄 알았는데, 막대한 이윤을 일본에 송금하는 등 국내기업과 외국기업을 오가며 특혜를 챙겼다”며 감정 섞인 비판도 했다. 이 원내대표는 “김 대표가 어제 재벌개혁을 피력한 것에 감동했다”며 “여야가 손을 잡고 이번 정기국회 내에 성과를 내자”며 여당의 참여를 독려했다.
그는 박 대통령에 대해 이례적으로 칭찬하기도 했다. 최근 발생한 남북간 군사적 긴장을 고위급 접촉 타결을 통해 해결한 것을 언급하며 “대통령의 인내와 결단에 박수를 보낸다”고 했다. 또 박 대통령의 중국 항일승전기념 열병식 참석에 대해서도 “잘한 결정”이라고 했다.
이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에게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연내 개최를 제안했다. 이 원내대표는 또 여당에 독일식 권역별비례대표제 도입과 특수활동비 제도 개선 논의 참여를 촉구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 원내대표 연설을) 전반적으로 좋게 들었다. 우리 당도 생각을 해볼만한 부분이 있었다”고 평했다. 하지만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주장에 대해선 “논의해보겠지만, 선거를 앞두고 선거 제도를 바꾸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회의적 입장을 내놨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경제민주화를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 이종걸 교섭단체 대표연설
입력 2015-09-03 1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