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의 보폭이 커지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가 한화 이글스와 KIA 타이거즈의 턱 밑까지 쫓아오며 가을야구를 향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롯데는 1~2일 가진 kt 위즈와의 홈 2연전을 싹쓸이했다. 고춧가루 부대인 kt를 상대로 3연패를 끊은데 이어 연승을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단번에 SK 와이번스를 제치고 7위로 올라섰다. 5위 한화와의 승차도 불과 두 게임이다.
지난달 중순까지만 해도 롯데의 5강 진입은 물 건너 간 듯 했다. 실제 지난달 12일에는 5위 한화와의 승차는 무려 6.5경기였다.
하지만 한화와 KIA, SK가 동반 부진에 빠지며 롯데에게 기회가 왔다. 롯데는 8월 이후 11승 14패를 기록했다. 그다지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이지만 다른 경쟁 팀들에 비해 나은 성적을 거뒀다. 한화가 같은 기간 10승 17패였고, SK는 9승 18패였다. 그리고 이달부터 대반격을 시작했다. 1~2일 경기에서 한화와 KIA는 1승 1패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SK는 두산에게 덜미를 잡히며 4연패 수렁에 빠진 반면 롯데는 연승을 거두며 턱 밑까지 따라왔다.
롯데의 강력한 무기는 타선이다. 롯데는 올 시즌 20홈런 이상을 때려내고 있는 선수가 무려 4명이다. 강민호가 29개, 짐 아두치가 26개, 최준석이 25개, 황재균이 24개의 홈런을 각각 날렸다. 대표적인 타격의 팀 넥센 히어로즈도 20홈런 타자는 박병호를 포함해 3명이다.
외국인 선수도 좋다. 에이스 조쉬 린드블럼은 올 시즌 투수 중 가장 많은 180이닝을 던지며 12승 7패, 평균자책점 3.30을 기록 중이다. 최근 8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행진도 이어가고 있다. 오른팔 굴곡근 부상으로 이탈했던 송승준이 곧 선발진에 합류하면 롯데의 마운드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브룩스 레일리도 올 시즌 26경기에서 7승 8패 평균자책점 4.01로 괜찮은 성적을 내고 있다.
타선에선 아두치가 복덩이다. 그는 시즌 초 리드오프(1번 타자), 지금은 4번 타자로서의 역할을 완벽히 소화하고 있다. 시즌 성적은 타율 0.316, 23도루, 94타점, 90득점이다. 호타준족으로 지난달 롯데 구단 최초의 20홈런-20도루 클럽 가입자가 됐다.
이종운 감독도 전열을 불태우고 있다. 이 감독은 “공격이 우리의 장점이다. 공격력을 극대화해 끝까지 한 번 해보겠다”며 “매 경기가 결승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어느덧 독수리·호랑이 턱밑까지 따라온 거인…롯데 “5위 싸움 나도 있소”
입력 2015-09-03 16:46